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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진보와 보수는 없다…기본 원칙이 있을뿐"

주입은 효율적 교육의 한 방편 / '선·악' 이분법적 사고는 위험 / 협동적 가치 토대 인성교육을

▲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가 4일 전북대 학술문화회관에서 ‘교육입국론’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가 4일 오후 전북대 학술문화회관에서 ‘교육입국론’을 주제로 1시간 동안 특강을 했다.

 

전북대 간재학연구소 주최로 열린 이날 특강에서 김 교수는 자신의 저서 ‘교육입국론’을 토대로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그 해법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특강에 이어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과 ‘교육 공감 토크’를 진행하고, 참석자들과 일문일답 형식의 대화를 나눴다. 김 교수의 이날 특강 내용을 간추린다.

 

“교육에는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다. 교사들이 효율적 학습 방법으로 가르치고, 규율을 준수하는 덕성을 갖추도록 지도하는 기본 원칙만이 있을 뿐이다.”

 

김 교수는 특강에서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과 문제점을 특유의 거침없는 언사로 진단하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바꾸려면 무엇보다 교육이 바로 서야 한다. 교육입국론에서 교육은 공교육을 뜻한다”는 말로 화두를 꺼냈다. 그러면서 서양철학과 기독교적 교육 사상이 우리나라 공교육에 미친 폐단을 강도 높은 어조로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 들어온 서양철학의 선과 악, 이분법적 사고로 인해 교사들은 제자들을 착한 학생과 나쁜 학생만으로 구별짓는다”고 말했다. 이어 “선의 반대는 불선이다. 착하지 않은 학생을 바른 길로 인도해 선한 학생으로 만드는 게 교육이다”며 “이분법적 사고를 지닌 서구와 기독교적 교육 가치관을 깨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김 교수의 거침 없는 발언에 객석에서는 여러 차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주입식 교육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도 지적했다.

 

그는 “어릴 때 어머니에게 회초리를 맞아가며 배운 게 얼마나 감사한 지 모른다. 주입식은 아주 효율적이고 위대한 교육이다”며 “흔히 말하는 주입식은 일제강점기 군국주의적 가르침을 말한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강요한 군사정부 교육에 당시 시대가 반발했던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머리에 든 게 있어야 토론이 가능하다”면서 주입식 교육이 바탕이 돼야 토론형 수업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교육의 가치에는 진보와 보수의 구별이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리에게 가장 유용한 것을 제공하는 게 교육이며, 이런 교육을 놓고 진보와 보수의 패러다임에 사로잡혀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전북교육의 현실과 과제에 대한 생각도 여과 없이 풀어냈다.

 

그는 “전북교육이 왜 꼴찌에 머물러야 하냐”고 되물은 뒤 “학력이 최하위란 건 말이 안 된다. 위대한 교사들이 효율적으로 가르치고, 주입해야 한다. 교사가 한 명의 학생도 놓치지 않는 열정을 갖고 지도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또 “학력 신장을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민주시민의 제1의 덕성은 자유가 아니라 협동이다. 이런 가치를 토대로 한 인성교육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학력 신장과 더불어 인성 교육에도 힘을 모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 교수는 “교육에는 보수, 진보, 혁신이 없다. 우리는 위대한 교육을 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고 있다”면서 “실력을 갖추고 규율을 준수하는 청소년을 길러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명국 기자

 

△ 도올 김용옥 교수는

 

도올 김용옥(69) 한신대 석좌교수는 철학자·사상가이자 한의사다.

 

충남 천안 출신인 그는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국립 타이완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일본 도쿄대 대학원에서 철학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하버드대학교 동아시아어문학과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또 1990년에는 원광대 한의학과에 입학해 1996년 한의학사 학위도 받았다.

 

동·서양 철학과 종교사상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학문적 탐구와 저술활동을 하면서 고려대 철학과 교수로 강단에 섰고, 서울대와 중앙대·용인대·순천대·세명대에서도 제자를 양성했다. 또 문화계와 언론계 등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특히 1988년 무렵부터 방송 강연에 출강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지난 2014년에는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짚고 과제를 제시한 ‘도올의 교육입국론’을 펴내 큰 반향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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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국 psy235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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