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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살아있음에 우리는 감사해”…희귀병 앓는 열살 조바울 군

미토콘드리아 근병증, 3년전부터 상태 악화 고개도 못 가눠
카카오 ‘같이가치’ 사연 알려지며 응원·기부 손길 이어져

조바울(9세) 학생은 희귀 난치성 질환인 미토콘드리아근병증과 레녹스-가스톡 증후군을 앓고 있다. 1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바울이 어머니가 끝내 참지 못하고 바울이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조현욱 기자
조바울(9세) 학생은 희귀 난치성 질환인 미토콘드리아근병증과 레녹스-가스톡 증후군을 앓고 있다. 1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바울이 어머니가 끝내 참지 못하고 바울이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조현욱 기자

“바울아 일어났어? 기자님이 우리 바울이 보니까 사랑스러운 아이라고 하네. 바울이가 이렇게 효자야. 엄마 아빠가 언제 신문에 나오겠어. 응원해준 사람들 보러 올해는 꼭 다시 걷자.”

올해 10살이 된 조바울 군의 어머니 민종숙 씨가 연신 아들에게 말을 걸었다. 아들의 목소리나 움직임은 없었다. 자리에 누워 이따금씩 깜빡이는 바울이의 눈짓이 대답이었다. 그래도 부부는 기뻤다. 살아있음에, 이것만으로 충분히 감사했다.

전주에 사는 민종숙(48)·조승홍(57) 씨 부부에게 바울이는 늦은 결혼 후 귀하게 얻은 아들이었다. 주변 가족 중 아픈 사람도 없었기에 희귀병은 딴 세상 일이었다. 그러나 바울이가 태어나면서부터 패혈증, 요로감염 등으로 수차례 수술을 하자 정밀 검사를 했다. 결과는 선천적인 미토콘드리아 근병증이었다.

단백질 효소 세포가 점점 파괴돼 체내 에너지를 생산하지 못하는 병으로, 뇌와 근육세포부터 장기까지 손상시키는 무서운 희귀성 질환이다.

바울이는 7살까지 손을 잡아주면 걸을 수 있을 정도로 건강했지만 3년 전부터 갑작스레 악화돼 현재는 고개도 가누지 못하고 물도 삼키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지난해 말 위루관을 삽입해 관을 통해 영양 섭취를 하고 있다.

이 병은 치료제도 없다. 발병 속도를 더디게 하는 약과 합병증 치료뿐이다. 그리고 누구든 걸릴 수 있었기에 무섭다.

평범한 가정의 삶은 180도로 바뀌었다.

큰 병원이 아니면 진료가 불가능해 매주 서울을 오갔다. 공기가 건조하거나 소화가 안되는 등 조금만 환경변화가 생겨도 큰 합병증으로 이어졌다.

노인 요양사였던 아버지 조승홍 씨는 바울이가 태어나면서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일용직을 다녔다. 매일이 위급상황인 바울이를 돌보기 위해선 도저히 규칙적인 직장을 다닐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 씨마저 건축현장에서 사고로 한쪽 다리에 이상이 왔다. 행정을 통해 긴급구조 형식으로 기초생활비를 지원 받았지만 이마저도 올해부터 끊겼다. 특별한 신체적 어려움이 없으니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 씨는 “정부에서 희귀병 환자를 위한 간병인은 지원을 해준다. 하지만 아이의 상태는 부모가 제일 잘 안다. 간병인도 힘들어서 두 시간을 못버틴다. 간병인이 아니라 적지만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게 현실적이다”고 말했다.

“바울아 씩씩하게 잘 견디고 있어.”, “100원의 기적이 모여 생명이 되길.”

얼마 전부터 바울이네 가족에게 전국에서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온라인 기부코너 ‘같이가치’에 사연 알려지면서다.

사연을 읽은 독자가 응원 댓글만 달아도 회사 ‘카카오’가 대신 기부해주고, 독자들도 100원부터 자유롭게 기부할 수 있다. 현재 응원 댓글은 5500여 건에 달하고 기부금은 약 1200만 원이 모금됐다. 목표 모금액은 입원치료비와 의료기기 구입비 등을 고려해 2000만 원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모금은 오는 23일까지 ‘같이가치’ 사이트(https://together.kakao.com/fundraisings/58636)에서이어진다.

부부는 “응원 댓글과 기부자, 도움을 준 바울이가 다니던 학교와 전북장애인복지관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며 “더불어 사는 사회의 따뜻함에 힘을 얻었고 앞으로 바울이와 함께 의지를 갖고 병을 이겨내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자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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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kbh76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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