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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깡 재료 제외’…군산 꽃새우 가격 곤두박질

1상자 당 2만7000원 대 거래…지난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쳐
최대 구입처 농심, 올해부터 거래 중단…미국 등 외국서 수입

25일 어민들이 군산시수협 정문 앞에서 꽃새우 상자를 세워놓고 항의하고 있는 모습.
25일 어민들이 군산시수협 정문 앞에서 꽃새우 상자를 세워놓고 항의하고 있는 모습.

“5개월 조업으로 1년을 먹고 사는데 꽃새우 값이 계속 떨어져 죽을 맛입니다. 요즘은 잠도 잘 오지 않습니다.”

군산 앞바다에서 20년 넘게 꽃새우를 잡고 있는 한 어민의 하소연이다.

군산의 꽃새우가 제철을 맞았지만 조업을 나서는 어민들의 표정을 그리 밝지 못하다.

꽃새우 가격이 전년도에 비해 반토막이 나는 등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산수협과 군산조망협회에 따르면 현재 꽃새우 1상자 당(20kg) 위판가격은 2만7000원에서 2만 8000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상자 당 평균 6~7만원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 22일과 23일에는 1상자 당 3만7000~3만8000원하던 꽃새우 가격이 하루사이 1만원이나 떨어지는 등 폭락 현상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지역 조망어선은 55척으로 1척당 약 50상자 정도가 군산수협 해망동 위판장에서 경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어선은 5월 1일부터 9월 1일까지 5개월간 조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꽃새우 가격이 무려 50% 이상 하락하면서 어민들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 같은 원인은 올해 군산 꽃새우의 최대 공급처를 잃은 것이 가장 주 된 이유다.

군산 꽃새우는 그 동안 농심과 군부대, 일반 가공업체 등에 납품돼왔으며 이 중 농심이 전체 양의 70~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은 ‘새우깡’을 만드는 과정에서 군산 꽃새우를 사용해왔지만 올해부터는 거래를 중단하고, 미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서해 바다 환경이 좋지 않다보니 꽃새우에 이물질 등이 많이 섞여 품질 저하가 우려됐다”며 “식품 제조사로서 소비자들에게 좀 더 나은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원료구매 변경은)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결국 군산 꽃새우가 제때 납품되지 못하고 냉동 창고에 수북이 쌓여가면서 가격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어민들은 분개하고 있다. 급기야 25일에는 군산조망협회 회원 30여명이 군산시수협을 찾아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문용호 군산조망협회 부회장은 “농심이 군산 꽃새우를 외면하면서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며 “그야 말로 어민들은 뒤통수를 맞은 꼴이다. 그 동안 이런 상황을 알고도 방관했던 군산수협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이대로 가다간 (어민들) 다 죽는다”며 “꽃새우 생산량을 충당하기 위한 대책과 가격 안정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산시수협 관계자는 “기업의 경영 논리에 따라 이루어진 부분이다보니 현재로서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며 “다만 어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새우장 개발 등 여러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환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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