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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발 부끄러워하자

우리나라 새천년의 화두는 뭐니 뭐니 해도 김강자 종암 경찰서장의 미성년 매춘 뿌리뽑기 일 것이다.

 

검찰, 경찰의 높으신 분이 바뀔 때마다 듣는 이야기가 있다. ‘○○을 뿌리뽑겠다. ○○과의 ○○일 전쟁 선포’ 그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건국 이래 지금까지 새로 임명되는 사람마다 뿌리뽑겠다고 한다.

 

인류 역사 직업중 가장 오래된 직업이 매춘이고 보면, 깊기는 깊은 모양이다.

 

그런데 이번 김강자 서장의 미아리 택사스촌 미성년 매춘 뿌리뽑기는 좀 다른것 같다. 서울 시민들이 격려 전화와 박수를 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전 국민의 박수를 받고 있다. 미아리 택사스의 매춘자가 1천명 정도 되는데 그 50%가 미성년자라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 여자가 하루밤에 10명을 상대한다면, 하루 밤에 1만명의 남성들이 미아리 택사스를 찾는다는 산술적인 수치가 나온다. 거기에 원조교제까지 합치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이나라 남성들은 이렇게도 자제력, 분별력이 없단 말인가?

 

김강자 서장은 포주도, 매춘 여자도 문제이지만, 남성들이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수요자가 있기 때문에 공급자가 생기는 것이다.

 

어린 여고생의 수첩에 상대했던 남자들의 삐삐, 핸드폰 번호가 빽빽하게 기입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들이 잡혀와 TV화면에 비춰졌다. 그들이 가족 앞에 어찌 낯을 들고 사는지 궁금하다.

 

해답은 간단하다. 원조교제, 미성년자를 상대하기 전에, 자기 여동생 자기 딸의 얼굴을 그려 보자. 그리고 생각하자.

 

지금까지 위선된 얼굴을 버리고, 어머니로 부터 받아 나온 순수한 얼굴을 되찾자. 어색하면 발개지는 그 얼굴.

 

우선 서먹했고 불편했던 사람들에게서 용서를 받자. 그리고 용서하자.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게서 용서를 받자. 그래서 제로에서 출발하자. 2000년에는 안심입명(安心立命). 배고프면 먹고, 배부르면 뛰어놀고(일하고) 고단하면 쉬고 자자.

 

“하늘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은, 이 어린이 처럼 자기를 낮추(下心)는 사람이다.”(마태 18:4)

 

제발 부끄러워 하자.

 

옛날 프랑스 남부의 한 섬에 몽상미셀 사원이라는 수도원이 있었다. 그 수도원에는 농사도 짓고, 학문도 연구하며 스스로 금욕생활을 하는 신부와 수도사들이 살고 있었다.

 

그 수도원에 가장 고참 신부님인 수도원장이 임종 직전에 무슨 말인가를 하려다가 망설이는 것을 주위에 있는 제자 수도사들이 보고 몹시 안타깝게 여기고 있었다.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눈치 빠른 한 제자가 “신부님 만약 신부님께 비밀이 있으시면 꼭 지켜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서슴치 마시고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니 늙은 신부님이 몹시 부끄러워 하면서 말하기를 “우리 사원에 미사를 드리려 오는 아랫마을에 사는 그 처녀를 데려와서 알몸을 한번 보여주겠나”했다.

 

수도사들은 크게 놀랐으나 수도원장의 마지막 유언을 지킨다는 뜻에서 그 처녀의 승낙을 받아 알몸을 보여 줄수 있었다. 그 신부는 그 처녀의 알몸을 가만히 쳐다 보더니, 무언가 한마디 중얼거리고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고 한다.

 

/이희천(전주신흥중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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