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보기 드물게 봄 가뭄이 지속되면서 일부지역에서는 식수난에 시달리고 하천과 호수의 수질이 악화되며, 농작물과 가로수가 고사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4대강 유역의 강수량이 예년의 25%에 불과하고 전북지방도 지난해 11월부터 내린 강수량이 평년의 반정도에 불과하며 상수원의 수질악화와 극심한 식수난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남해안 일부지역과 강원, 영남 및 충청도 일부지역에서도 수돗물을 낮에만 공급받는 등 제한급수와 격일제 급수, 목욕탕 등 물을 많이 사용하는 업소에 대해서도 영업시간을 단축해야 하는 등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한다.
도내의 저수지 저수율은 아직까지는 괜찮은 편이며, 전주권광역 상수도의 안정적인 용수공급으로 지난 94-95년에 일어났던 제한급수와 격일제급수 등 비상급수 파동 재현은 없을 것으로 보이나 기상청은 특별한 비소식이 없을 것으로 예보해 3-4월께는 수질악화와 가뭄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여름에 내린 집중호우로 1백여명의 인명 피해와 1조2천2백억원이라는 엄청난 피해를 입은지 채 반년도 안되어서 또다시 가뭄으로 인해 먹을 물조차 부족한 식수난을 걱정해야 하는 등 매년 똑같은 형태의 고통을 되풀이 하고 있다. 이는 늘어나는 용수수요에 비해 물을 가두어 둘 수 있는 다목적댐과 같은 저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옛날부터 물에 대해서 만큼은 물쓰듯 펑펑 써 왔던 관습 때문에 우리나라가 UN이 분류한 물기근 국가라는 사실에도 설마하면서 남의 일로만 여기고 있을 정도로 우리 국민들의 물 낭비는 심각한 수준에 달해 있다. 선진국 국민들은 하루에 한드럼 정도의 물을 사용하는데 비해 우리나라 국민은 두 드럼이상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물의 약 10%정도만 절약하면 이로 인한 시설투자비 절감액은 2011년에 무려 약 4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는 가끔 기름 한방울 나오지 않는 자원의 빈곤성에 대하여 원망할 때가 있다. 그러나 중동의 석유국가들은 물한방울을 기름값의 두배를 주고 수입하고 있다. 21세기 산업 경쟁력이 바로 수자원의 확보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다. 계속되는 봄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리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우리가 매일 대하는 물이 기름 한방울 보다 더욱 소중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홍영주(한국수자원공사 전주권관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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