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식목철을 맞아 전국적으로 내나무갖기운동, 식목행사, 산림문화행사 등 다양한 붐이 일고 있다. 참 반가운 일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후손에게 물려줘야할 지구환경을 생각하면 당연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총 4천여종이 넘는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이중에는 흔히 접해볼 수 있는 식물도 있지만 아쉽게도 무분별한 채취로 멸종위기에 놓인 식물도 2백17종이나 된다.
얼마전 TV에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 식물종이 다른나라로 유출되어 그 나라에서 개량된 후 조경수 등으로 널리 보급되어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가 흔히 접하고 있어 하찮게 여기는 식물이 얼마나 많은 잠재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인가를 보여 주는 것이다.
외국에서 도입된 수종을 개량 보급하여 성공한 예로 임업선진국인 뉴질랜드를 들 수 있다. 뉴질랜드는 19세기 후반 많은 산림을 농지전용과 목장등으로 전용하고 무분별한 벌채로 산림자원의 고갈을 가져왔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전 국토가 녹화되어 있으며 전체 조림지의 90%가 넘는 물량이 라디에타 소나무로 조림되어 있다.
라디에타 소나무는 미국이 원산지로 미국에서는 별 인기를 끌지못해 하찮게 여기는 수종이었으나 뉴질랜드로 옮겨가면서 그 땅 생육조건에 맞게 개량되었다. 이것이 1930년 경제공항시 실업자 죄수등을 이용하여 벌채로 황폐화된 산림에 대대적인 라디에타소나무 조림을 하였는데 30년이 지난 1960년이후 국내소요 목재를 자급자족할 뿐만 아니라 이를 수출함으로써 일약 임업선진국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별 인기없던 나무, 라디에타 소나무 하나로 뉴질랜드는 임업선진국이 되었고, 지금도 뉴질랜드 임업연구소에는 미국에서 건너간 못생긴 라디에타 소나무 모수(母樹)가 서 있으며, 뉴질랜드는 전체 수출량의 많은 부분을 원목수출이 차지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주요 수출대상국이 일본, 호주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차지하고 있어 많은 식물종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목재자급율이 10%에도 이르지 못하는 우리나라 임업현실을 볼 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목재소요량은 증가할 것이지만 우리나라 산림현실은 한참 가꾸어주어야 할 30년생 이하의 산림이 대부분으로 목재자급자족은 아직 요원하다. 또 리우 환경회의등 국제적인 회의에서 최근 문제시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대책으로 산림에 대한 벌채를 지양하는 추세여서 목재자원의 부족이 우려되는 시점이다. 전국토의 65%가 산림이면서도 목재소요량의 90%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임업현실을 볼 때 하루빨리 경제림으로의 조성과 심어진 나무에 대한 가꾸기 작업이 절실히 필요할 때이다.
이제 식목철을 본격적으로 맞아 뉴질랜드가 라디에타 소나무 하나로 임업선진국이 되었듯이 우리주변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에도 뛰어난 잠재력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소중한 우리 산림자원에 대한 애착과 한그루의 나무라도 심고 가꾸는 일에 너도나도 동참해야 할 것이다.
/박영길(서부지방산림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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