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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정을 심어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인간은 만남의 존재이다. 인생은 만남으로부터 시작된다. 인생에서 만남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부모와 자식과의 만남, 남편과 아내의 만남, 스승과 제자의 만남, 선생과 학생의 만남, 선배와 후배의 만남, 어른과 청소년의 만남, 나와 친구와의 만남 등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만남을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는 상호 보완·의존관계의 존재이다.

 

이러한 만남들은 발전적이고 목표지향적이고 우호적이고 진보적인 만남이 있는가 하면, 퇴보적이고 퇴폐적이고 향락적이고 찰라적이고 이기적이고 표리부동하고 상대를 속여 원망, 질시, 격멸로 치닫게 하는 만남도 있다.

 

우리는 좋은 만남이 되도록 힘쓸지언정, 나쁜 만남으로 후회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이러한 좋은 만남 중에 훌륭한 스승과 제자로서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인물로 공자와 안회, 소크라데스와 플라톤, 요즈음 TV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유의태와 허준을 이야기할 수 있겠다.

 

이와같이 만남이 오래 지속되고 좋은 만남이 되려면 여러가지 지켜야 할 일들이 있겠지만, 우선 첫째를 꼽는다면 인정(人情)으로 맺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자 역시 스승의 가르침에 경외심(敬畏心)으로 한치의 어긋남이 없이 익히고 실천하고 받들고 순종하고 고난과 역경을 이겨냈음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 학교 교육에서 받아들여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요즈음 인간성 회복운동의 일환으로 인성교육을 부르짖고 있는데, 인성교육의 기본 틀은 바로 사람의 본성에 바탕을 둔 인정(人情)을 심어주는 교육이라 하겠다.

 

명심보감 계성편에 나오는 글귀가 있다. ‘범사(凡事)에 유인정(留人情)이면 후래(後來)에 호상견(好相見)이니라’ 풀이해보면, 모든 일에 인정을 남겨 두라. 뒷날 만났을 때는 좋은 낯으로 서로 보게 되리라. 우리는 학교 교육활동 중 항상 학생을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

 

물론, 이를 실천하자면 많은 노력과 고통과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학생을 따뜻한 인정으로 대하는 일이야말로 사랑의 원리이며 인간 최고의 미덕인 것이다.

 

배움의 입장에 있는 학생들을 우리 교육자들이 정성을 다해 따뜻한 인정(人情)으로 이끌고 보살피게 되면 그 인정에 감복되어 선생님을 스승으로 존경하고 따르게 될 것이며 먼 훗날 언제 어디에서 만나든 그도 또한 스승을 따뜻하게 대하게 될 것은 뻔한 이치이다. ‘TV는 사랑을 싣고’프로그램에서 제자가 스승을 찾아 숨겨져 있었던 따뜻한 정을 나누는 감격스런 장면을 우리는 감명깊게 보지 않았던가?

 

우리 학교는 도시 변두리 50명 이하 소규모 학교로써 매월 끝 주마다 학년별로 방과 후 시간을 이용하여 학교장이 교장실에서 학생들과 ‘장래의 꿈에 대한 이야기, 학생의 재주와 특기, 기본생활 실천 반성, 요즈음 읽은 책의 소감 발표’ 등에 대하여 오순 도순 대화하며 따뜻한 인정으로 소중한 만남의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학교장의 칭찬 격려와 인정감에 힘입어 자기의 꿈을 키워가는데 모두들 열심이다. 나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확신하고 있다. 몇 십년후 큰 인물이 되어서 스승을 찾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며 우리 고장 우리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원동의 인물이 될 것이라고.

 

오늘도 우리 아이들에게 인정을 듬뿍 심어주는 소중한 만남의 시간을 위해 부지런히 준비해야겠다.

 

/김재춘 (전주원동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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