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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갈등 해소에 전념하자

장마예보가 나오자 사전 준비와 각오는 단단히 했지만 이상하게도 찜통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불쾌지수가 높은 요즈음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는 집단적인 움직임이 우리를 더욱 짜증나게 하고 있다. 병원 폐업사태는 몇 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갔다. 아직 의약분업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는 가운데 또 다시 제2의 의료대란이라는 상황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소식만 들려온다. 게다가 이번주에는 금융계의 총파업으로 금융대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만일 은행업무가 중단된다면 일대 혼란이 일어나고 국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의 환호가 가시기도 전에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는 집단적인 움직임이 우리 사회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대체 이럴때 정부는 어디서 무엇을 하느냐’라는 불만의 소리들이 높아가고 있다. 정부가 안일하고 약하게 대처하기 때문에 집단이기주의가 판치는 것이 아니냐면서 정부의 강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부의 무능이 사태를 미리 막지 못했고 심지어는 악화시키기까지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대응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닌 것이다. 어찌보면 지금은 민주화의 과도기라고도 볼 수 있다. 모든 것을 힘으로만 해결하고 일방적인 정부의 명령과 지시만이 있었던 권위주의적 국정운영으로부터 사회 각 분야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사회의 자율적인 결정에 모든 것을 맡기고 정부는 자율적인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만 불편부당하게 조정하는 최소한의 역할만을 책임지는 민주적인 국정운영, 바로 이런 방식으로 바뀌어 가는 과도기인 것이다.

 

권위주의적인 행정에 길들여진 채로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주어진 자율과 자유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자꾸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무조건 자신들의 이익만을 앞세우는 집단이기주의, 과거의 독단적인 행정에 길들여져서 아직도 모든 것을 지시하고 통제하려는 권위주의적 관료들, 힘으로 국민들을 억누르던 잘못된 관행을 버리지 못한 공권력, 다 같이 반성해야 될 일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할 일들이다.

 

의사들은 의약분업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해 보아야 한다. 금융노동자들은 총파업에 대해서 진지하게 제고해 보아야 한다. 최근 롯데호텔 노조파업 진압과정에서 수십명이 심하게 다치기도 했다. 공권력도 과잉진압에 대해서 반성해야 한다.

 

사실 문제는 개혁인 것이다. 정부도, 국회도, 정당도 개혁을 전혀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정운영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개혁추진만이 살길이라면 한 길로만 나아가야 할 것이다. 요즘 항간에 정부가 개혁의 의지가 없다느니, 정부로서는 개혁을 추진할 능력이나 조정능력을 상실했다느니, 또는 공권력의 형평성을 잃었다느니 하는 말들이 무성하다.

 

그래서 국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의약분업을 당초 1월부터 실시하기로 합의해 놓고 양쪽의 눈치를 보느라 실시를 미루다가 의료대란이 일어나자 정부는 다시 협상도 하지 않은채 국회에 이관하여버린 처사는 국민으로서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고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금융대란을 예고하고 있지만 서민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생각할때 국정에 일대 혼란을 가져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혹시 그렇지는 않겠지만 금융대란이 일어나면 대외자금이 빠져나갈 것이고 그러면 수출입에 커다란 차질을 가져올 것이며 서민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정부의 대처 능력에도 문제가 있다. 장관들의 발표내용에 어제 한 말이 오늘 바뀌면서 추진력을 상실하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되면 국민들은 혼란이 가중될 것은 뻔한 일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사회 각계 각층에 파급되기 전에 정부는 신속히 대처해서 사회갈등 해소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우리 민족이 전통을 자랑하며 살아왔음을 상기할 때 세대차이와 보혁의 갈등을 안고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시대에 조화를 이룰 기회와 용기를 주어야 한다. 무조건 바꿔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오는 불안감을 지혜롭게 풀어나가는 식견이 필요하다. 많은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여 부정적인 면은 설득하고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며 상대방을 인정해주는 여유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환하고 탁 트인 미래를 예견하는 비전을 가지고 현재를 알차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국민들이 되어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백성이 되기를 기원한다.

 

/손장진(우석대 외국어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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