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1987년 6월 이후부터 해마다 6월이 오면 민주화를 위해 외치던 거리의 행진을 기억한다. 1987년 6월 독재타도를 위한 함성의 물결을 따라 나서지 않았던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 누구라 할 것도 없이 관통로, 팔달로 그리고 전국의 도시 어디에도 사람들로 가득 했었다. 우리는 6월 그 소중한 정치적 경험을 청년시기에 맞이한 사람들을 386세대라 칭하고 희망을 걸어주기도 하였다.
우리여성들이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을 만나서도 출산의 고통과 기쁨을 공유하면서 금새 친해지는 모습, 그리고 남성들이 군대얘기를 하면서 느끼는 연대감처럼 6월 민주 대항쟁의 경험도 사람들에게 공통적 경험이주는 연대감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우리사회의 성숙하고 합리적인 발전을 위한 사회 구성원들의 통합에 공통의 정치적 경험이 기여 할 것이라는 사회적 기대를 반영 한 것이다.
지금도 그 시절의 친구나 동료들을 만나면 한동안 거리에서의 무용담과 독재의 역사를 민주의 역사로 바꿔내는 현장의 한복판에 자신이 함께 했음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이야기를 많이듣게 된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도 모르게 계속되는 흥분과 자랑도 잠시 세상을 향한 한숨과 정치에 대한 환멸로 금새 주제가 바꿔지기 일쑤다.
여전히 세상이 바뀌어도 정치권력의 부패지수는 낮아 질 줄 모르고 빈부의 격차는 심화되고 공익적 가치보다 집단적 이익에 자신들의 힘과 권위를 활용하는 모습들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다. 무엇보다도 정치가 썩었다고 한탄하고 외면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부패한 정치는 누가 만들었는가?
정치는 시대정신의 산물이다. 정치는 우리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부패한 정치는 우리사회의 공기가 통하지 않고 음습한 곳에서 피어나는 곰팡이로 그들 곰팡이가 피어날 수 있는 조건은 우리들 스스로가 만들었다. 이들 부패한 곰팡이가 피어나지 않도록 햇볕과 신선한 공기를 넣어주어야 한다.
그 일은 바로 시민의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궣箚?열변을 토하던 어느 선배님의 말이 다시 6월 세상에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데 필요한 것 같다. 87년 6월 민주대 항쟁의 열린공간은 당시의 정치권, 재야 운동권 그리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민주쟁취라는 하나의 과제를 중심으로 뭉쳤기 때문에 가능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지금 우리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환경적으로 수많은 문제들을 지니고 있다. 이제 어려운 시기에 다시 맞이하는 6월에 평화적 통일과 산적해있는 사회개혁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사람들의 힘과 지혜가 모아져야 한다. 6월의 민주적이고 참여하는 시민정신은 자발적인 대중조직들로 모아져 시민사회운동단체들로 건설되는 성과를 낳기도 하였다. 이제 이들 시민사회운동단체들의 내용을 강화하고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많은 참여가 필요한 때이다.
우리 사회가 비록 개개인의 삶을 보장해줄 복지제도가 낙후함으로 인해 보다 고상한 이념을 위한 활동에 함께 참여하게 하는 것을 가로막고는 있지만, 많은 사람들의 염원과 힘을 모아 싸워서 소중한 것을 얻었던 87년 6월의 경험을 기억하며, 음습한 곳에 햇볕으로 밀폐된 곳에 신선한 공기를 넣어 줄 행렬이 되어 건강하게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운동단체에 참여로 이어지기를 희망해본다.
/ 김금옥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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