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은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연이어 치러지는 선거의 해이다.
대화와 협력의 정치는 실종되고 정쟁과 대립은 격화될 것이다. 또한 지방선거는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대화와 교류를 통해 평화공존체계를 정착해나가는데 기여 하고자 진행된 민간통일운동 단체들의 8.15평양통일축전 행사참여와 관련하여 일어난 일부의 행동을 빌미로 수구보수언론과 일부 정치권은 집단의 이익에 혈안이 되어 양극화를 조장하는 것으로 이미 전초전을 시작하고 있다.
수구보수언론들은 탈세혐의가 드러남으로 해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로 8.15평양통일축전 참가자들 중 일부가 나라라도 팔아 먹고 온 양 연일 확대, 과장보도를 지속하고 있다.
우리는 선거 때마다 지역감정과 분단구조를 재생산해내는 수구보수언론과 정치권의 무자비한 위력 앞에 절망해왔다. 그러나 차별, 적대감등 극단을 조성하는 것으로 재생산해 온 남한 내 지배세력과 언론의 메카니즘에 비판적 시각을 형성하게 되었다.
카톨릭 신학자 로버트 슈라이터 (R.Schreiter)는 어떤 사람이나 집단을 '타자화'하여 차이를 차별로 만드는 7가지 방식 중 첫 번째로 '악마화'를 들고 있다. 어떤 대상을 두려운 존재로 만들어 가능한 제거해야 한다는 선전으로 미국정부와 언론이 사담 후세인이나 쿠바의 카스트로를 세계평화질서를 해치는 악마로 묘사하는 것이나, 얼마전까지 남한의 지배세력과 수구보수언론이 북한의 길일성. 김정일 부자를 악마화하던 것들을 말한다.
중세시대의 마녀사냥은 이러한 방식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적의 이미지나 원수의 모습을 생산해 냄으로써 차이를 차별로 정당화 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난해 남북정상회담과 6.15공동선언이 준 남한 내 충격은 우리사회가 그 동안 얼마나 왜곡된 적대감속에서 북한을 바라보았는지를 깨닫는 순간이기도 했다. 현재 일부정치권과 수구보수언론은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이라는 전 민족적 과제를 자신들의 이해 실현을 위해 악마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최근 대표적 사례는 통일부장관 해임안 가결이다. 이미 실효성이 상실된 좌우이념 논쟁, 통일과 반 통일 , 지역주의 등을 다시금 집단의 이익을 위해 역사 앞에 등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한과 남북불가침조약이 체결되고 남북평화 공존의 길이 열리면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는 현실적인 두려움으로 19세기식 마녀사냥을 이해를 같이하는 세력들을 규합해서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남북관계의 진전을 가로막고 평화체계정착을 방해하는 이들 세력들의 통일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햇볕정책을 흔들림 없이 지속해 나가야 하며 무엇보다도 앞서있는 민족적 과제인 통일을 이루어나가는 걸음을 멈춰서는 안된다.
또한 많은 인내의 시간이 걸리는 통일 과정에 다양한 방식의 저항이 예상되지만 지금처럼 편향으로 양극화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금번의 문제해결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는 공론문화를 정착하는 계기로 만들고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인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평화를 정착시켜나가야 한다.
서로 다른 역사적 경험들과 그로 인해 형성된 심성과 가치관 그리고 삶의 방식에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노력과 함께 진정한 내적 통합을 달성하는 일이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다.
/ 김금옥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