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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시립예술단 제대로 평가하자

 

타 지역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것 중 하나가 전주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문화예술의 창조와 향유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주시내의 크고 작은 연주홀들은 일년내내 거의 쉬는 날 없이 이런 저런 공연들로 꾸준히 채워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시민들의 활약이 전주시의 적극적인 문화예술 지원정책을 이끌어내고 있다.

 

 

전주시의 적극적인 문화예술정책 중 하나가 바로 시립예술단의 운영이다. 전주시에는 극단, 민속예술단, 교향악단, 합창단 등 4개의 시립예술단이 있는데 아마 이렇게 4개의 시립예술단을 갖추고 있는 도시도 흔치는 않을 것이다. 이는 전주시와 전주시민이 전주의 문화예술진흥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엿보게 한다.

 

 

4개 시립예술단은 시 재정(년 30여억원 정도)의 지원을 받으며 매년 수차례의 정기연주회는 물론 시시때때로 초청연주회나 연합공연 등에 나서는 등 매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래서 시립예술단에 지원되는 세금은 별로 아깝지 않다.

 

 

하지만 시립예술단의 운영을 관심있게 지켜 본 사람이라면 시립예술단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 한두가지쯤은 함께 고민해보고 싶은 문제가 있을 것이다. 지금 필자가 그런 마음이다.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시립예술단의 일년 활동에 대한 평가는 누가 하지?' 현재의 구조에 의하면 시립예술단에 대한 평가는 전주시 문화예술과에서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그 분들의 예술적 소양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연 문화예술과에서 시립예술단의 작품성과 예술성을 평가할 수 있을까?

 

 

물론 언론에 실린 평론을 참고하거나 전문가들에게 평가를 의뢰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문화예술과로부터 공식적으로 평가를 의뢰받았다는 전문가를 아직 만나보지 못하였다.

 

 

그래서 어쩌면 매년 이루어지는 시립예술단에 대한 평가가 매우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아니면 예술성이나 작품성에 대한 평가는 뒤로 하고 조직운영이나 근무평점 같은 평가로 대신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제대로 된 평가도 아니며, 장기적인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일이다. 시립예술단은 그 조직의 원만한 운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예술성과 작품성으로 평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필자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불행하게도 시립예술단의 작품활동에 대한 평가를 위해서는 어떤 제도적 장치도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한가지 제안을 해보려 한다. 먼저 시립예술단 활동에 대한 평가의 1차적인 책임은 시립예술단을 구성한 전주시에 있으므로 전주시는 시립예술단 평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러나 시립예술단 활동이 매우 전문적인 활동이므로 전문가들에 의한 평가가 그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시에서는 해당 장르의 전문가들로 평가단을 구성하고 이들에게 평가를 정기적으로 의뢰하여 이를 기초자료로 삼는다. 이 평가단은 비교적 많은 분들로 풀(pool)을 구성하여 무작위로 평가를 의뢰하고, 그 내용을 공개함으로써 공정성을 높인다.

 

 

아울러 일반 시민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시민 모니터단을 구성하여 애호가들의 참여기회를 넓히고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한다.

 

 

물론 아직 우리의 문화적 풍토는 좁은 지역에서 학연, 지연, 혈연 등 복잡한 인간관계에 얽히다보니 서로의 작품을 공개적으로 평가할만큼 대담하지 못하다. 따라서 이 일이 참으로 곤란한 일이겠으나 시민의 세금은 전문가들이 나서서 그 쓰임새를 바로 잡아주는 것이 마땅한 책무일 것이다.

 

 

그리고 시립예술단도 전문가들로부터 공개적으로 평가를 받고 그 평가에 대해 토론함을 즐거워함으로써 보다 나은 작품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나는 이런 정책이 우리 지역에 숨죽이고 있는 평론을 활성화시켜주는 기대밖의 성과까지 안겨줄지도 모른다는 희망까지 품어본다.

 

 

/ 문윤걸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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