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초의 한일 월드컵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거리에는 처음 보는 참가국 국기가 펄럭이고 전주에서 벌어지는 경기일정은 어디에서나 알 수 있게 안내하고 있다. 성공적인 월드컵과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현수막은 그야말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기관장이나 어디서 말마디께나 하시는 분들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들도 월드컵 얘기가 빠지면 대화가 안될 정도이다. 분위기만이 아니고 외형에서도 경기 일정에 맞추어 척척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상징물인 월드컵 경기장이 시험가동을 끝내고 위용을 뽐내고 있으며 인터체인지를 비롯한 도로망도 마무리되었다. 처음 월드컵을 전주에 유치하려 할 때 예산문제나 경기장 사후관리의 문제점을 들어 반대했었던 필자도 이제는 반대보다는 이번 기회를 통해 사회경제적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입장이 되었다.
이번 한일 월드컵은 친 환경적인 월드컵이 되어야 하고, 지구촌 축제 이면에 가려 소외되는 사람을 최대한으로 줄이는 대회가 되어야 한다.
환경 친화적 월드컵이란 경기장을 포함한 주요 관련 시설물들을 환경 친화적으로 건설하고 관리하며, 월드컵 경기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열리는 행사를 친환경적으로 개최하는 것이며, 월드컵을 통해서 도시자체를 환경 친화적으로 조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환경 월드컵이라고 해서 무조건 금욕적이고 엄숙하게 행사를 치루자는 것은 아니다. 축제 분위기 속에서 행사 전기간에 걸쳐 국민의 생활화된 환경보전의식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오게 해서 앞으로 개최 될 국내의 각종 대형 스포츠 행사가 시민 참여를 통한 환경 친화적인 스포츠가 되도록 하는 기반을 닦는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과 호주 시드니 올림픽에서 이미 친환경적인 행사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었고 2008년 올림픽을 유치한 중국에서도 환경 올림픽의 기치를 내걸고 있을 정도이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전주에서 모범적으로 치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과 지방정부 그리고 언론,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가 이루어져야한다.
시민들은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면서 친 환경적인 행사가 되는지 모니터 하기도하고 좋은 생각이 있으면 제안해도 좋다.
음식점 등 자영업을 하는 분들이라면 내 외국인을 막론하고 오는 손님들에게 인상에 남을만한 서비스를 한가지씩 준비하면 좋겠다. 현수막 한 장으로 월드컵 성공을 기원하는 것보다 실제로 실천할 것을 한가지씩 준비 해 보자는 것이다.
예를들어 우리 음식점에서는 자원봉사자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한다면 신나는 일이 아닐까 싶다. 기업도 월드컵을 돈벌이와 이미지 개선에 활용하려는 것보다, 폐수 매연 등을 최소화하는 실천 지침을 만들었으면 싶다.
대회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조직위원회나 지방정부도 무엇을 실천하고 모범을 보일까 고민해야 한다. 시민들에게 2부제를 권유 해놓고 주요인사들은 고급 승용차로 경기장까지 입장해 버린다면 시민들의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이다. 조직위원회 위원장, 도지사, 시장 등 주요인사들이 자전거를 타고 입장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지구촌의 요란한 축제인 월드컵이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 월드컵의 한편에서 전쟁이 준비된다면 아이러니이다. 월드컵이 열리는 나라에서 노동 착취가 이루어지고, 외국인 노동자에게 차별이 이루어 wu서는 안 된다.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돈을 쓰는 선거를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 그 기간만이 아니라 영원히 추방되어야 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16강에 드는 것이 국민의 염원이 되었지만 덩달아 시민의식도 세계16강에 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최형재 (전북시민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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