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찰의 음주 단속과 교통 사고와의 상관관계에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났다.
전주 관내에서 경찰의 음주 단속이 절정에 이르던 7월 9백99건이 적발됐다. 이 기간 동안 음주 사고는 25건.
이후 6개월 뒤 거의 손을 놓다시피했던 12월에는 적발 실적이 3분의 1수준인 2백95건이었던데 반해 사고는 오히려 3배인 75건으로 껑충 뛰었다.
그렇다면 이런 짧은 기간 중에 단속과 사고가 큰 커브 곡선을 그렸다는건 뭘 의미하는가.
아울러 경찰은 갑작스레 무슨 변화가 있었길래 사실상 손을 놓고 말았는가. 향후 사고없는 안정된 교통행정을 위해서도 철저한 원인 분석은 필요하다.
단속과 사고 상관관계
우선 민주 시민의식의 결여다. 자율적으로 교통법규 준수를 기대하기는 아직 멀었다는 얘기다. 과속, 음주, 불법 주정차 등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함부로 차를 몰아댄다.
그래놓고도 적발되면 적반하장이요, 아우성이었다.
정작 이유없이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일반 시민이나 정직한 준법 운전자들이 오히려 큰 소리를 쳐야는데 ... 거꾸로다.
실적에 급급한 경찰이 함정 단속 등 비난받을 소지도 일부는 야기했었다. 그러나 그게 단속을 중단할 큰 대의명분은 아니었다.
올해부터는 하이에나 역할을 해 왔던 파파라치도 포상금제 폐지로 활약을 못하게 됐다.
모처럼 감소하고 있는 교통사고 다시 급증할까 걱정이다.
위장된 여론 아닌 여론에 경찰이 손을 들고 말았다.
정확히 11월 18일 이용상 전청장과 하태신 현청장의 바톤 터치한 그 순간부터다.
신임 하청장은 철저한 단속 위주의 전임자 방침과 정 반대였다.
조직의 수장이 바뀌면 대체적으로 운영 방침이 바뀌게 마련이다.
비근한 예로 노무현 당선자부터도 소속이 같은 민주당인데도 현 정부의 각종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 등 자신만의 새로운 칼러를 예고해 나가고 있다.
7년 유종근 체제를 종식하고 새로이 들어선 강현욱 도정.
’새천년 새전북인운동’에 유 전지사가 그렇게 많은 예산과 심혈을 기울였건만 특별한 차이도 없이 강 현지사는 ’강한 전북 일등 도민’으로 명칭을 바꿨다.
후임자들의 이러한 반란(?) 은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볼 일은 아니다.
전적으로 부정을 위한 부정이 아닌 ’새 술은 새 부대’란 의미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차원이라면..
하청장은 민주적 방식이었다고 할까, 아니면 파퓰리즘적 정책이었다고 할까. 전임자와 정 달랐던 그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꼭 틀렸다는 뜻은 아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어느 쪽이 옳다고 단언을 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눈 앞의 교통사고를 줄이고 국민적 비극과 손실을 줄이는데는 아직은 적극적인 단속 정책이 상책임을 이번 몇 개월의 실험 정책에서 입증됐지 않은가.
민생우선 경찰상 기대
경찰이 욕먹으면 먹는만큼 거리질서는 잡혀갔다는 의미다.
경찰이 곳곳에서 설쳐대면(?) 그만큼 폭력, 강 .절도 등 크고 작은 사건도 줄어든다. 연초들어 민생치안도 불안하다. 곳곳에서 복면강도, 농산물 절도 등이 횡행한다.
적극적인 단속, 물샐틈 없는 순찰 , 소신있는 경찰의 대민 행정이 요구된다. 거리에서 만나면 괜히 반가운 포돌이 캐릭터. 적발되도 운전면허증을 웃으면서 내놓게 만드는 민중의 지팡이. 그런 다정 다감하면서도 할 일 다하는 전북경찰 상이 새삼 그립다.
/임경탁(본사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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