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노무현 참여정부가 닻을 올리고 출항하는 날이다. 먼저 진심 어린 축하 인사를 보낸다. 지금도 노무현의 집권이 실감나지 않을 정도로 작년의 대선 정국은 그야말로 긴박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지역주의와 파벌정치, 재현된 색깔론, 음모와 배신 등 한국정치의 오래 묵은 벽들을 뚫고 노무현이 거듭 일어서는 데 국민의 '참여'가 유일한 힘이었다는 점에서 소수파 정권의 한계를 안고 출발하는 새 정부의 미래 역시 국민의 의사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정치에 반영될 수 있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본다.
'진성개혁''변종'이중평가
노무현 정부의 출범을 놓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진성 개혁정부가 성립된 것이라고 한껏 그 의미를 높여 보는 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DJ정권의 변종 정도로 치부하면서 자유주의 우파정권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폄하하기도 한다.
노무현에 대해 공동반대전선을 폈던 주류 언론들은 청와대 일부 참모들의 이력과 성향을 일일이 거론해가며 이제 우리 사회 주류가 교체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맞춘다.
신문사별로 운동권 특집을 연재해가며 열을 올리는 저 밑바닥에서 그동안 우리 사회를 일방적으로 농단해온 주류들의 위기의식이 느껴진다. 그렇다. 시대정신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정치는 물론이고 사회, 문화 각 영역에서 구체제를 대신하여 새로운 조류가 중심으로 진입해 들어오고 있는 것이 분명해진 지금, 그러나 새로운 변화의 조류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제 논에 물대기 식으로 저마다 다른 것 같다.
기성 주류들은 오래 발달해온 촉수로 권력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먼저 알아차리고 재빠른 변신과 적응으로 기득권을 연장하려 한다.
정치권에서는 개혁이라는 포장지를 먼저 걸치려는 낡은 정치세력들의 옷바꾸기도 눈에 띈다. 바로 어제까지 권력의 뒷줄에 서서 공천을 읍소하고 기성정치인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행태를 보이던 '젊은' 정치인들 일부는 마치 개혁이 자신들의 전용구호인 것처럼 나서기도 한다.
한때 운동권이었다는 것 때문에 이후의 거듭된 변신과 추악한 갈지자 행보까지 용인될 수는 없을 것인데도 앞줄에서 개혁을 선창하는 이들 때문에 신진정치세력 모두가 흙탕물을 뒤집어쓰는 듯한 느낌을 버릴 수 없어 화가 치밀기도 한다.
노무현 정부 5년 동안 '개혁'은 새 정부의 중심 화두이자 원칙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당장의 '북핵' 문제에서부터 우리 사회 전분야에 걸쳐 감당해야 할 과제가 결코 만만치 않은 현실에서 무엇보다 개혁을 흔들림 없이 수행해나갈 인적 자원의 배치가 중요하다.
진정한 개혁세력의 집결과 전진 배치가 실제적으로 이뤄지지 않고서 개혁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사례에서 절감하지 않았던가.
김대중 정부는 JP와의 연합정권이라는 태생적 제약과 개혁작업을 초두에서부터 일관되게 밀어붙이지 못한 '개혁주체'세력의 한계로 집권 중반기부터 내부에서 붕괴되기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의 출범은 중단되고 왜곡된 개혁작업을 근본에서부터 혁신하라는 국민의 명령이 만들어낸 것이라 할 때, 오늘 출범의 닻을 올리는 '참여정부'는 소수파 정권의 한계를 국민의 지지와 참여로 돌파해가면서 전혀 새로운 정치환경을 만들어내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다.
왜곡된 개혁 근본혁신 기대
앞으로 5년간 한국정치상 한 번도 이뤄보지 못한 진정한 보수와 진보세력의 재정립을 축으로 평화통일시대를 준비하는 정치권의 일대 혁신을 기대해본다.
노풍의 변화과 정이 그랬듯이 국민의 힘을 믿고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일관성을 지켜간다면 여러 번의 위기와 반전 끝에도 안정과 평화가 넘치는 항구에 닻을 내리고 모두의 박수 속에 퇴임하는 최초의 대통령을 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광철(개혁국민정당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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