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자(한국 걸스카웃 전북부연맹장)
어느새 앞마당까지 새 봄이 찾아왔다. 베란다에는 새빨간 토종 동백꽃이 활짝 피어났다. 춘란은 꽃을 힘차게 솟구쳐 올리고 있다. 매화나무 가지에는 꽃망울이 하루가 다르게 부풀어 오른다. 돈나물도 파란 새싹을 움트고 있다. 달래며 냉이가 밥상에 올라 새 봄의 미각을 돋운다. 겨우내 우리를 움츠리게 했던 모진 추위와 바람은 멀리 떠나갔다. 따스한 봄빛이 온 몸에 비추일 때면 크게 기지개를 펼 수 있어 좋다. 이런 날에는 일상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맘에 맞는 사람들과 어디론가 먼 길을 떠나보고도 싶어진다. 어릴적 동무들과 어울렸던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며 새 봄을 노래하고 싶어진다. 긴 세월동안 헤어져 지금은 어느 곳에서 살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옛 친구들의 얼굴이 보고 싶다. 어린 소녀가 되어 낭만으로 내 가슴을 가득히 채워보고도 싶다.
그러나 세상살이에 이리저리 쫓기다 보면 계절이 주는 기쁨을 음미할 겨를이 없이 스쳐가 버리고 마는 것이 대다수 사람들의 일상사이기도 하다. 올 해에는 우리 모두가 단 하루만이라도 새 봄이 가져다주는 온갖 선물을 듬뿍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번 봄은 또한 선거의 계절이기도 하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지방자치단체 일꾼을 새로 뽑아야한다.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이번에는 과거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선거에 나선다고 한다. 벌써부터 그들의 발길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경쟁 상대자는 이래서 저래서 안되고 자기만이 적임자라고 은근히 내세우고 있다. 우리는 이제 선거도 해 볼만큼 해 보았으니 이제는 일꾼을 뽑는 눈과 기준이 몰라보게 향상 되었다고 각자가 자부하고 있을 줄 안다.
그러나 막상 선거가 끝나고 나면 실망하고 후회할 때가 많다. 그러기에 우리는 제대로 된 일꾼을 뽑기 위하여 그 기준을 한번 열거해 보는 것이 좋을 듯싶다. 민주화가 정착되면 될수록 ‘정치는 경영이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유권자들을 말만 앞세워 들뜨게 하는 후보자가 아닌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지도자는 유권자들에게 꿈과 이상과 비전을 제시하여야한다. 그러나 ‘어떻게(HOW)’가 빠지게 되면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 그것들을 이룰 수 있는 대안을 반드시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는 남다른 식견과 경험과 연구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알아야 면장한다’고 하는 말이 생겨난 것일 게다. 인기에 영합하여 단순히 찬성과 반대, 그 어느 한 쪽만을 부르짖거나 때와 장소를 따라 하는 말이 달라지는 사람들을 우리는 경계하여야겠다.
지도자가 되려면 자기를 희생하고 솔선수범하여야 하며 정직하여야 할 것이며 또한 깨끗한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그 마음을 알아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사람이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욱을 뒤돌아보는 것이 바로 그것이 아닐까 싶다. 그 사람의 가정사를 알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가 바라는 참된 일꾼을 뽑아서 내 고장을 발전시켜 살고 싶은 고을로 가꾸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봄에는 새 생명이 용솟음친다. 무한한 희망과 가능성 그리고 기쁨을 가져다주는 고마운 계절이다. 우리 마음을 어머니 품속같이 포근히 감싸 안아주고, 동심으로 인도한다. 이 봄에는 우리에게 그 어느 해보다 값지고 알찬 보람을 안겨주는 계절이 되기를 희망한다.
/조혜자(한국 걸스카웃 전북부연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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