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정(우석대 교수·경영학)
지난 5월 23일 모 방송국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농업 CEO를 키우는 농업사관학교’로 불리는 한국벤처농업대학을 소개하였다. 2001년에 개교한 그 대학이 스타 농민의 산실로서 각광받고 있으며, 한미 FTA 등으로 위기에 처한 한국농업을 살릴 수 있는 희망과 열정의 현장이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우루과이 라운드(UR)에 따른 농산물시장 개방으로 어려움이 가중되어왔던 한국농업이 한미 FTA 타결로 위기의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농업의 미래에 대한 시사성을 제시하는 시의적절한 프로그램이었다.
농업은 산업구조의 고도화 및 농산물시장 개방 등으로 급속하게 위축되어, GDP비중이 2.6%(2006년)로 크게 축소되고, 농가인구 또한 485만명(1995년)에서 343만명(2005년)으로 유출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제 한국농업은 산업으로서의 위상이 크게 위축되어 사양화의 길에 접어들 것인지, 산업으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고 새로운 도약기를 맞을 것인지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농업이 역동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농업을 경영하는 인적자원이 중요하다. 이제는 농업도 비즈니스이며, 철저한 비즈니스 마인드로 무장한 농업 경영인이 성공할 수 있고, 바로 그런 사람들에게 한국농업의 미래가 달려있다.
또한 농업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생산의 효율성을 통한 가격 경쟁력에 초점을 두던 시대가 끝나고 있다. 오히려 소비자의 변화하는 욕구를 파악하고 상품기획능력을 배양하여 고객을 만족시키는 시장중심의 발상전환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경쟁력 강화를 통한 상품 차별화는 소비자의 선택을 가져온다. 우리 농산물의 경우 수입 농산물보다 적은 비용으로 생산하기는 어려워도, 품질 ? 안전성 ? 가치 등의 면에서 얼마든지 수입 농산물과 차별화가 가능하다. 신토불이, 슬로우 푸드(slow food), 웰빙과 같은 트렌드는 이미 농산물 소비가 배불리 먹고 칼로리를 섭취하기 위한 단계를 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농업경영인은 농산물에 감성과 문화와 삶의 질을 담아야 한다. 또한 농업의 범위도 재배나 사육뿐만 아니라 저장 ? 가공 ? 포장 ? 사이버거래 ? 농촌관광 등이 망라되는 산업의 융합(convergence)이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벤처농업대학 농업인 700여명은 개방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자강불식(自彊不息) 즉 ‘쉼 없이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면서, 명품 농산물 만들기 6계명을 발표하였다. 첫째 이야기를 만들어라 둘째 예술과 고유문화를 접목하라, 셋째 만드는 사람의 혼과 신뢰를 심어라, 넷째 느끼고 체험할 수 있게 하라, 다섯째 브랜드 이미지를 팔아라, 여섯째 구전(口傳) 마케팅과 미학적 포장이 중요하다. 소비자 지향적이며 창조적인 비즈니스 마인드에 기초한 이러한 농업 경영방식은 한미 FTA 타결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피해가 예상되는 우리 전북농업의 지속가능성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이호정(우석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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