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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미국과 남미의 차이점 - 김현진

김현진(지니스 대표)

16세기 서유럽에서는 교조적 기독교 이론으로 인간의 사상과 자유조차 억압당했던 중세 암흑기를 극복하고 근세 사상을 꽃피운 르네상스 시대가 활짝 열렸다. 당시 서유럽은 르네상스의 영향으로 기독교에 여러 종파가 생겨났는데, 이 중 하나인 청교도는 세계 역사상 유래를 찾기 힘든 초강대국인 미국의 정신적 모태가 된다. 16-17세기에 영국에서 탄생한 청교도는 신앙생활 못지않을 정도로 결벽에 가까운 금욕주의와 도덕을 강조하여서 당시 영국 주류 기독교계인 영국 성공회와 사사건건 충돌을 일으킨다. 영국 성공회의 종교적 박해를 피해 1620년 청교도와 그 가족들이 고된 항해를 시작하여 미국 보스톤 인근에 도착하였다. 메이플라워호를 필두로 2만에 이르는 청교도들이 보스톤 지역에 대거 이주해와 소위 말해 오늘날 미국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게 되었다. 오늘날 미국 사람들은 당시 메이플라워호를 탔던 사람들을 미국의 아버지라는 뜻과 같은 의미인 필그림파더스라고 부르고 있으며, 청교도 정신을 미국을 지탱하는 정신적 철학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사람은 항상 본인의 제한된 경험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어 바늘구멍으로 세상을 본다는 속담이 있다.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미국 사회를 바라보면 미국 사회는 온통 마약과 살인으로 얼룩진 일그러진 모습으로만 보인다. 하지만 실제 미국 사회는 결벽적일 정도로 도덕성을 강조하는 청교도 정신이 아직도 살아 있는 사회이다. 이 때문에 클린턴 대통령 당시 한 번의 스캔들을 가지고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하원에서 가결될 정도이다. 더군다나 클린턴 스캔들의 경우 상대측에서 적극적으로 유혹을 하였는데도 말이다. 이와 동일한 사건이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에서 발생하였으면 아마 사생활 보호라는 미명하에 뉴스거리도 제대로 못되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 후보의 검증과정에서 과거 음주 운전기록이나 실수로 납부하지 않은 주차요금조차도 심각한 결격 사유로 여겨진다. 대통령을 포함한 선출직 공무원 선거에서 미국 국민들은 미래에 대한 화려한 비젼보다는 과거에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선거 전문 기획회사에 맡기면 국민을 현혹할 수 있는 화려한 정책을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는 절대로 지울 수 없는 흔적 같은 것이다. 과거는 그 사람이 어떠한 삶을 살아왔느냐를 보여줄 뿐 아니라 앞으로 그 사람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선거에서 선출직 후보 TV 광고의 상당 부분은 놀랍게도 상대 후보의 과거 행위를 비난하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에서 만약 이러한 TV광고를 내보내면 아마 여론이 들끓고 선거법 위반으로 사법처리 될 것이다.

 

청교도인들에 의해 세워진 나라 미국은 공직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의 도덕성을 유난히도 강조하여 왔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선출된 정치인들은 미국을 세계 제일의 초강대국으로 발전시켜 왔다. 유럽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라는 점에서 미국과 같은 남미의 경우에는 공직선거 과정에서 도덕성보다는 정치적 비전을 중시하는 것이 미국과는 다른 점이다. 공직선거 과정에서 지나칠 정도로 도덕성을 강조하는 미국의 전통이 오늘날 미국과 남미의 차이를 만들지 않았나 하고 나는 생각한다.

 

/김현진(지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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