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남(해수부 해운물류 본부장)
8월초에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여름휴가는 가능하면 전북에서 보내 왔다. 전주 근교의 휴양림에 가기도 했고, 부안의 바닷가에서 쉬기도 했다. 금년에는 무주에 다녀왔다. 사실 무주는 처음이어서 여러가지 기대를 가지고 갔다. 이번에도 다른 지역에서는 더웠다는데 무주에서는 에어컨없이 지내다 왔으니 고지대 청정 계곡지역에서 잘 지내다 온 셈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무주의 이런 자연적 잇점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남았다.
무주는 그 동안 쉽게 가기 힘든 오지로 여겨져 왔었다. 그러던 것이 고속도로와 국도가 생기고 또 대규모 휴양시설이 들어서면서 무주는 대한민국 사계절 휴양지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지도를 보면 사통팔달의 중심에 놓인 무주가 이제는 더 이상 전북만의 무주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번에 쉬러 온 사람들의 말투나 화제에서도 그 들이 전국에서 온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수도권과 충청도에서 온 사람들은 말할 것 도 없었고 대구와 부산에서 온 사람들, 광주와 서부전남에서 온 사람들도 있었다. 그야말로 한반도 남단 여름 휴가의 중심이었다.
아쉬운 점은, 그 무주에 전북이 없었다는 점이다. 2007년 여름의 무주는 강원도의 산간지역이나 경상도의 계곡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저 대규모 숙박시설과 서울에서 온 무명 가수들의 공연 몇 건, 전국이 똑같은 고깃집 등 음식점, 사람들로 붐비는 계곡 정도가 내게 남는 기억이다. 무주를 다녀 간 사람들이 그 것이 전북이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할지 모른다. 아마 전북의 다른 해수욕장도 마찮가지 아니었을까?
관광은 선진국이 가장 역점을 기울이는 서비스 산업이다. 더 많은 외국인들을 유치하기 위하여 새로운 휴양시설을 건설하기도 하고 각국만이 가지고 있는 전통을 보전하고 알리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것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도 꼭 같다. 한정된 국내 수요를 놓고 지자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런 경쟁에서 지속적으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까? 다른 지역과 똑 같은 모습으로도 전북을 기억하게 하고 다시 찾아 오게 할 수 있을까? 그렇지 못할 것이다. 무주에서 아쉬었웠던 점이다. 서울에서 온 무명가수들 대신에 소리꾼들을 불러 모아 우리 소리를 들려주고 국악 공연을 하고 어린이들이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꼭 명창들이 아니어도 좋다. 전통문화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이 공연을 했어도 좋다.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젊은 열의로 열심히 했을 것이다. 학생들에게는 공연 연습도 된다. 또 전주의 전통 음식과 공예품을 옮겨 놓았으면 어땠을까?
세계화시대다. 세계화는 무한 경쟁을 말한다. 이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필요하다. 우리만 제공할 수 있고 찾아 온 사람들이 오래 기억할 수 있는 것,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얘기하고 그리워서 다시 찾아 올 수 있는 것을 찾아 보여줘야 한다.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동안에 지금 가지고 있는 것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런 일에도 도민들이 아이디어를 모으고 도 차원의 전략을 짜야 할 때다. 차별화해야 한다. 그래야 더 커지고 오래간다.
/문해남(해수부 해운물류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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