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24 20:07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주말 chevron_right 책의 향기
일반기사

[책의 향기] 회계사 아빠가 딸에게 보내는 32+1통의 편지 등

△ 회계사 아빠가 딸에게 보내는 32+1통의 편지 / 야마다유 글 / 비룡소 / 1만원

 

"내가 어릴 때는 농담으로라도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돈'이라고 말하면 부모님께 크게 혼이 났는데, 요즘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돈이라고 당당히 말하는 아이가 늘었다"

 

저자의 말이다. 그래서 그는 이 책을 통해 딸에게 돈에 대한 철학을 전한다.

 

'땀 흘려 번 돈은 귀한 것' '돈은 사람 사이를 갈라 놓을 수 있다' '영원한 부자는 없다' 등이다. 자신의 경험과 주변 사례, 공인회계사로서의 전문지식 등을 토대로 해 설득력 있다.

 

그는 "돈에는 두 개의 얼굴이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는 도구로서의 돈. 둘째는 바로 경제적 가치를 재는 기준으로서의 돈이다. 1000원짜리 고기와 1만원짜리 고기, 연봉 2000만원짜리 사람과 2억원짜리 사람. 사람이나 사물 모두 돈의 둘째 얼굴을 기준으로 가치가 나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돈의 둘째 얼굴이 무서운 이유가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구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서라고 지적한다. 돈 앞에서 올바른 판단을 하려면 돈이 자신을 지배하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못 박는다.

 

이외에도 보험과 연금, 주식 투자 등 살아가면서 부닥치게 될 구체적인 경제 문제들이 골고루 다뤄졌다. 편지글 구석구석에 뚝뚝 묻어나는 애틋한 부정(父情)은 기분 좋은 덤이다.

 

 

△은하철도 999의 기적 / 류호선 글 / 시공주니어 / 7000원

 

"인생은 축구와 같다. 전반에 잘 풀리다가도 갑자기 후반에 가서 지는 때가 있고, 정말 풀리지 않는 경기를 하다가도 연장전에서 통쾌한 골을 넣어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을 맛볼 수도 있다. 그러니 미리 실망하지도 말고, 기뻐하지도 말자."

 

문석이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경기를 하고 있다. 축구선수였던 아빠가 경기 도중 쓰러져서 식물인간이 된 지 오래다. 동화 속 아빠는 뇌사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전 롯데 자이언츠 포수 임수혁 선수가 모델이라서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언제 아빠의 의식이 돌아올지 기약이 없는 문석이가 의지하는 것은 TV 만화 '은하철도 999'. 영원히 살 수 있는 기계인간이 돼 메텔과 함께 우주여행을 떠나는 로망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철이처럼 '생명'을 위해 은하철도에 오르고 싶은 문석은 급기야 자신을 도와줄 메텔을 찾아 나선다.

 

아빠 병실에 가서 '마법의 먼지'를 뿌리면서 아빠가 일어나길 소망하는 장면, 딸의 단어카드를 만들어주다가 '아버지'란 단어를 보고 엄마가 끝내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 책의 곳곳에 가족애를 일깨우는 뭉클한 순간이 숨어있다.

 

내용은 묵직하지만 밝고 다채로운 그림이 더해져 긍정과 희망의 주제의식이 잘 전달된다.

 

 

△ 세상을 뒤흔든 31인의 바보들/ 장 베르나르 푸이 글 / 녹색지팡이 / 9000원

 

"이 학생에게선 그 무엇도 기대할 게 없다. 공부와는 완전히 담 쌓은 얘야"

 

주위로부터 이런 평가를 받았다면. 건강하지 못한 아이들 대부분은 괴롭게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주변을 실망시켰던 이들, 즉 괴짜, 게으름뱅이, 열등생 등의 평가를 달고 살았던 이들이 세상을 뒤집어놓을 만한 위인이 됐다.

 

이 책은 위인 서른한명의 이야기를 통해 천재와 둔재는 종이 한장 정도의 차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만일 내가 국립음악원 시험에 떨어져 음악을 포기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러니까 무슨 일을 하든 끝장을 보아야 한다니까!"

 

음악가 베르디 이야기의 마지막 문장도 통쾌하다.

 

2007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상 수상작이다. 인물의 특징을 재미있게 살려 그린 초상화가 시선을 잡아 끈다.

 

 

△ 우리집은 시끌시끌해 / 앤 맥거번 글 / 보물창고 / 9500원

 

피터 할아버지네 집은 온통 시끄러운 물건 투성이다. 침대는 삐걱거리고, 마룻바닥은 삐그덕거린다. 심지어 그는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려 바스락거리는 소리, 찻주전자 내뿜는 콧김 소리에도 성가시다며 불평이다.

 

견디다 못한 피터. 급기야 마을에서 가장 지혜롭다는 사람을 찾아가 조언을 구한다. 하지만 현자는 전혀 엉뚱한 해결책을 주문하는데….

 

오히려 소, 당나귀, 양 등의 울음소리로 할아버지네 집이 더욱 시끄러워진다.

 

얼핏 보면 "이런 바보가 어디 있어?"라며 비웃을 수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끝까지 읽어볼 것. 중요한 것은 늘 맨 마지막에 등장한다. '칼데콧 아너 상'과 '칼데콧 상'을 모두 받은 화가 심스 태백도 한몫하고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간결하고 풍자적인 삽화가 엉뚱한 논리, 엉뚱한 지혜와 맞물려 그 재미를 한껏 더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