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 강정규 글 / 계수나무 / 9500원.
작가의 처녀작이면서 가장 아끼는 작품인 '돌'.
누구에게나 한 번 다가오는 첫사랑.
그 사랑을 이루지 못한 안타까움과 설렘, 은근함의 아름다운 감정이 책 속에 잔잔하게 담겨져 있다.
전쟁을 피해 황해도 옹진에서 피란 온 소년.
그는 함께 살게 된 집의 소녀에게 마음을 둔다.
추운 겨울 날씨에 얇은 치마저고리만 입은 그녀를 보며 가슴아파하던 그는 그녀를 위해 돌멩이를 달군다.
소년이 건넨 돌로 추위를 녹이던 소녀는 어려운 집안 형편 으로 남의 집으로 보내지게 되고, 그녀의 책상 위 바구니 속에는 그동안 그가 구워 준 돌들이 담겨있다.
소년은 눈 내리는 들판을 눈물을 흘리며 달린다.
윤문영 화가에 의해 그림책으로 다시 태어났다. 작가 자신도 그림 속의 소녀를 보며 가슴까지 먹먹했다고 했을 정도다.
△ 힘들어도 괜찮아 / 오카 슈조 글 / 웅진주니어 / 8000원.
"난 비로소 알았어.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움을 가지고 있는 건 나만이 아니라는 걸….모두 괴로움을 안고 있으면서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걸 말이야"
진행성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특수학교 6학년 소년 시게루. 그를 통해 삶의 의미를 가르쳐주는 이야기다. 저자는 20여 년 동안 장애아이들 곁을 지켜온 특수학교 교사. 이 작품 역시 그가 만났던 실제 인물이 모델이다.
장애를 안고 살았던 그 소년은 스무 살에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은 장애아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도 어줍잖은 동정심을 일으키지 않는다. 대신 각자 자신의 삶에서 어떤 가치와 희망을 찾아야 할지를 돌아보게 한다.
시게루는 "변하지 않는 것 중에서 변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는 인생이지만 그래도 죽을 때까지 즐기면서 살고 싶다고 외친다.
△ 보이지 않는 질서, 시간 / 실비 보시에 글 / 푸른숲 / 1만원
시험을 앞두고는 쏜살같이 지나가는 것.
보고 싶은 드라마 방영을 기다릴 때 한없이 더디게 흐르는 것.
그건 바로 시간이다. 인류가 언제부터 시간을 따졌고, 시계는 언제부터 생겼을까. 또 시계가 없을 때는 어떻게 지냈을까.
사서교사 출신인 작가는 이런 궁금증을 천체의 움직임, 시계, 달력 등으로 나눠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일 주일이 7일이 된 것은 천체의 움직임을 관찰하던 바빌로니아의 천문학자들에 의해서다. 초승달에서 다시 초승달이 되기까지 28일. 이것을 4등분 해 '주(週)'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달의 모양이 초승달에서 반달, 반달에서 보름달로 변하는 현상과 거의 일치했다는 설명이다.
이 책은 '시간의 시작과 끝' '시간과 공간의 관계' 등 철학적이거나 과학적인 내용도 담고 있다. 어린아이들이 읽기는 만만치 않은 책이지만, 생각의 지평을 넓혀준다는 측면에서 권할 만 하다.
△ 아빠 좀 빌려 주세요 / 이규희 글 / 푸른책들 펴냄 / 8500원
'좋은 아버지가 되려고 하는 이들의 모임'에 참가하는 아빠들이 늘고 있다. '좋은 아빠가 되는 법'에 관한 책도 넘쳐 난다. 헌데 '좋은 자녀가 되는 법'을 다룬 글은 찾아보기 힘들다.
가정은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 꾸려 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녀를 자녀 되게 돕는 것이 부모이듯, 부모를 부모 되게 돕는 것은 자녀다.
'좋은 아빠'에 대한 고민은 아빠뿐만 아니라 아빠를 둔 모든 아이들에게도 필요하다.
이 책에는 불쌍한 아빠, 창피한 아빠, 자랑스러운 아빠 등 아빠들의 다양한 모습이 담겨 있다. 그리고 좋은 아빠를 만드는 씩씩하고 마음이 따뜻한 아이들이 나온다.
책을 읽는 동안 사랑하고 아끼는 각자의 아빠, 자신이 믿고 사랑해야 할 당신들의 아버지가 떠오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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