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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떨림 등

△떨림

 

김용택 외23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 1만1000원

 

정호승, 안도현, 도종환, 김용택….

 

우리 시대 대표 ‘가객’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들이 모여 피상적인 사랑이야기가 아닌 직접 온 몸으로 겪고 앓고, 만지고, 또 사무쳤던 사랑에 대해 진솔하게 고백했다.

 

사촌누이와 유리창을 사이에 놓고 나눴던 야릇하고 애틋한 첫키스의 기억을 떠올린 정호승의 ‘나의 키스’. 함민복은 ‘어느 해 봄 한없이 맑던 시작과 흐린 끝’에서 헤어진 연인에게서 걸려온 전화의 기억을 차분히 더듬어 간다. 가난한 시절 닫힌 마음의 빗장을 열며 다가왔던 헌신적인 그녀의 기억을 고백해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권태현 시인의 '아내를 보면 그녀가 그립다'도 있다.

 

절절이 온몸으로 겪었던 사랑, 보답 받을 수 없었던 짝사랑, 현실을 이유로 뿌리칠 수밖에 없었던 사랑이었으나 결국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기는 힘’이라는 사실을 통찰해낸 책이다. 이렇듯 사랑으로 인한 상처는 문득 그리움이 되기도 하며, 살아가는 힘을 준다.

 

 

△개를 돌봐줘 / J.M 에르 지음, 이상해 엮음 / 작가정신 펴냄 / 1만원

 

마주 보는 두 아파트 주민이 서로를 관음증 환자로 오해하면서 벌어지는 소동극. 세련된 유머와 송곳 같은 반전이 공존하는 미스터리 장편이다.

 

파리의 어느 거리에 있는 중산층 아파트. 평범한 사람들의 단조로운 생활이 이어지던 그곳에서 한 정신이상자가 노파를 살해한다.

 

두 주인공, 코른누르와 플뤼슈의 일기가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여기에 관리인 라두 부인의 편지나 다른 인물들의 이메일 또는 신문기사 등이 끼어든다. 모든 일을 계획하는 범인(?)의 시점이 각 장마다 등장해 불길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점도 이 책의 묘미.

 

프랑스 소설가 장 미셸 에르의 데뷔작이다. ‘자기 고백’과도 같은 이글은 각박한 현실과 인간관계, 타인과 사회에 대한 현대인의 이유 없는 불안과 불신을 보여줘 씁쓸한 웃음을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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