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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하나의 대한민국, 두개의 현실' 지승호

우리사회 두개의 가치관이 충돌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전문 인터뷰어’로 활동하고 있는 지승호.

 

그는 전작 「禁止를 금지하라」가 널리 사랑받기를 바랐지만 결국 바람은 바람으로만 끝이 났다. 즐길거리가 도처에 널려있는 요즘, ‘그런 책’이 관심받길 바라는 것 역시 무모했다.

 

그는 인터뷰 과정에서 스스로 절망하는 부분이 컸다고 한다. ‘아, 이런 사회에 희망이란 게 있을까?’ 하는 절망감에 사로잡혔다. “도망가지도 못하고 더 깊이 다가서지도 못하는 비겁자의 정서를 가진 나는 그 책을 낸 후 매우 힘이 들었다. 잡혀서 두들겨 맞는 동료를 보면서 다가가지도 못하고, 슬금슬금 뒷걸음치다 도망가는 그런 비참한 심정을 느꼈다”는 고백은 가슴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또다시 ‘그런 책’을 냈다. ‘미국의 식민지 대한민국, 10 vs 90의 소통할 수 없는 현실’이란 부제가 붙은 「하나의 대한민국, 두개의 현실」(시대의창).

 

10% 부자를 위한 신자유주의 자본 파시즘에 맞선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7명의 지성으로부터 90% 약자를 위한 참정치를 들어봤다. 우리 사회 안에 존재하는 두 개의 가치관과 그 가치관의 충돌로 나타나는 사회 현상에 대한 의견이다.

 

그가 인터뷰한 대상은 박노자 홍세화 김규항 한홍구 심상정 진중권 손석춘. 각각의 의견들은 차례로 ‘대한민국, 미국의 ‘자발적 식민지’가 된 나라’ ‘대한민국, ‘공화국’의 가치를 버린 나라’ ‘대한민국, 자본 파시즘이 지배하는 사회’ ‘대한민국, 머리 까만 미국인들의 나라’ ‘대한민국, 이제는 삼성이 지배하는 나라’ ‘대한민국, 정염이 태양처럼 빛나는 나라’ ‘대한민국,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한 나라’로 엮어졌다.

 

저자는 “이 책은 한때 노무현 정권의 일원이었던 사람이 노무현 정권에 대해 ‘이런 면도 생각해보고, 자기반성이나 교정을 할 부분은 없었는지 살펴보는 것은 어떠냐?’ 하는 제안이기도 하고, 내 스스로는 ‘이런 삶에 조금 더 다가가겠다. 이런 고민들을 더 해야겠다’는 다짐”이라고 말한다.

 

그가 인터뷰한 사람들은 “늘 똑같은 소리만 한다”는 비판을 적지않게 받아온 이들. 그럼에도 그들이 똑같은 얘기를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한가지. 한국 사회가 전혀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사회에 대해 끊임없이 경계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에게 진심으로 존경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독자들이 그들의 목소리를 곱씹어서 읽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1966년 부산에서 태어난 저자는 <인물과 사상> <말> 의 인터뷰를 맡고 있다. 그동안 「비판적 지성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회를 바꾸는 아티스트」 「마주치다 눈뜨다」 「감독, 열정을 말하다」 등 비교적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유쾌한 부분이 있고 희망을 담고 있는 책을 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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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휘정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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