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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 - 김주환

김주환(의사·새진안포럼 대표)

17대 대통령 선거가 코앞에 다가왔다. 한국 사회 전반에 짙게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가 대선을 통해 더욱 깊은 터널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듯하다. 절망보다 더 두려운 것은 ‘희망 없음’ 이다.

 

대한민국의 정치는 민주주의를 이루지 못했다. 그것이 절차적 민주화이든 실질적 민주화 이든, 내용과 형식에서 민주주의의 기본조차 도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2007년을 보내고 있다. 1987년 이래 20년 동안 민주화를 이루고 발전시켜왔다고 하지만, 민심을 모르고 민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대변하지 못하는 정당만으로는 민주화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다. 다양화하는 사회의 각양의 이해를 대변하고 반영하고 조정하는 정치와 정당이 필요하다. 민주주의는 민(民)이 주권을 갖고 민에게서 권력이 나온다. 민의와 동떨어져서는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다. 무늬만 민주주의일 뿐 짝퉁민주주의이다. 한국의 정치를 독과점하고 있는 세력(정치인)들이 정치권력을 시민(people)에게 돌려줄 의지와 방안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개발독재로 돌아가고자 하는 세력은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일말의 관심도 없고 민주화세력으로 불리면 정치에 기득권을 가진 세력은 시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가 아닌 오로지 그들만의 권력의 확장에 닫혀있다.]

 

세계 초일류기업인 삼성으로 대표되는 한국경제 또한 절망적이다. 천하의 삼성이 한사람이 사장이자 종업이자 배달원까지 하는 동네 구멍가게에서 하듯이, 엄연히 주인(많은 주주들)이 있는 돈을 제 돈 쓰듯 총수 한사람 마음대로 하였다고 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또한 그것을 감시하고 감독해야 될 관료집단과 금융기관은 방관하고 돕기까지 하는 것이 폭로되고 있다. 이러한 관료집단과 금융기관과 기업으로 인해 10년 전 IMF사태를 겪었다. 당연히 시민의 세금으로 댓가를 지불했다. 그런데도 삼성이 2만 달러시대를 이야기하면 청와대에서 2만 달러를 이야기하고, 삼성이 일본과 중국의 샌드위치를 이야기하면 앵무새처럼 똑 같이 한다. 개인 돈과 회사 돈을 구별 못하는 공(公)과 사(私)도 구별 못하는 일류가 존재하는 바로 그 곳은 대한민국이다.

 

[다른 일은 못해도 부동산만은, 아파트 값만은 잡겠다는 노무현대통령 참여정부의 부동산관련 정책발표를 하는 자리에 참석한 고위관료 5명 모두 강남의 아파트에 살고 있을 때 국민은 그 정책을 당연히 믿지 못한다. 그 관료들은 늘 같은 말을 한다. ‘지금 강남 아파트 사면 손해다.’ ‘ 경제의 펀더멘탈은 튼튼하고 지표로 나타난다.’ 영어나 쓰지 말고 와 닿지 않는 수치나 들이밀지 말 것이지. 그 들이 말하는 경제와 일반 시민의 경제는 분명 다르다. 주부의 장바구니와 시민의 호주머니 사정을 설명하는 것이 경제이다.]

 

정치와 경제의 난맥을 풀어주어야 할 중요한 기관이 사법기관이다.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비리를 적발하고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을 통해 한국 검찰의 부정적인 단면이 드러났고 BBK사건 수사 발표 후에는 정치권조차도 탄핵을 요구한다. 사회적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검찰이 기소권을 독점한 상황은 절대 권력에 아무런 견제장치도 없는 것과 같다. 현재의 사법시험제도에 의해서는 국민의 사법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해소하기 어렵고 신뢰를 받는 법조인을 양성하기 어렵다는 합의에 의해 로스쿨제도가 만들어졌다. 오늘까지 진행된 로스쿨의 미래는 비관적이다.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현재와 별반 다르지 않게 입학정원을 정한 것은 국민의 필요에도 미치지 못한다. 로스쿨에 지불되어야하는 많은 경제적 비용을 고려한다면 결코 사법제도의 개혁이 아니고! 후퇴가 될 수 있다.

 

[오히려 의대와 치대의 경제적 진입 장벽을 높인 것과 같이 가난한 사람에게는 기회조차도 박탈하는 제도가 될 위험성이 많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고 로스쿨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 법조인에게 개인적 이윤 추구보다 법조인으로써 사회적 책무는 더욱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당연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회원 모으기도 어려울 것이다.]

 

여수에서 2012년 세계박람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온통 축하일색이다. 경제 효과가 올림픽과 월드컵의 세배이상이라고 한다. 올림픽이나 월드컵보다 기간이 세배 길어서라고 설명한다. 믿어야하나. 10여 년 전 대전에서 있었던 엑스포와 같은 성격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하루 종일 줄만 섰던 기억만을 남긴 대전의 꿈돌이엑스포와 여수엑스포가 전혀 다른 행사가 아님을 개최유치전에는 어느 누구도 설명하지 않는다. 대전엑스포의 성과와 한계를 제대로 평가한 후에야 지역과 사회에 보탬이 되는 여수엑스포가 될 수 있다. 장밋빛 환상으로 시민을 동원의 대상으로 삼아 일단 유치하고 보자는 방식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 많은 언론 또한 이러한 행태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접는다. 오히려 한편이 되어 홍보에 전념한다. 새만금사업 또한 이런 비판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새만금 간척지에 어떤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결정하지 않은 채 일단 막고 보자는 식으로 진행되는 사업이 어떤 결과물을 낳을지 염려스럽다. 전라북도 도민의 염원인 특별법이 만들어졌지만 대다수 도민의 기대대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새만금사업으로 대다수 도민의 정서를 볼모로 삼으면서 소수의 정치적인, 경제적인 이익에 따르는 것은 아닌지...]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를 하나가 실업문제이다. 실업문제의 해결책으로 일자리 창출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이 실업문제의 해결이 아니다. 한국의 실업문제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한다. 그렇다면 당면한 실업문제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보다, 현재 실업상태에 있는 사람들에 대책을 세우는 일이다. 실업급여를 확대하여 실업상태의 사람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다. 두 번째가 실업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포함된 사회적 교육이다. 이런 교육을 통하여 취업의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빈곤의 상태를 벗어날 수 있다.

 

비용은 재정을 통하여 해결한다. 그리고 재정은 온 국민이 함께 나누어져야 할 당연한 몫이다. 기업을 지원하여 투자를 늘리게 하여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은 누수를 하며 먼 길을 물 양동이 이고 가는 것과 같다. 일자리를 아무리 늘려도 실업은 늘 존재한다. 그 것이 자본주의이다.]

 

2007년의 겨울. 세계 초일류기업집단인 삼성재벌 삼성중공업의 예인선에 의해 운행되던 클레인에 충돌한 유조선에서 쏟아낸 금 값 보다 비싼 원유로 기름 범벅이 된 서해와 같이 한국 사회는 검고 매케하게 덮여있다. 관료들은 잘못된 예측과 안이한 대책으로 피해를 늘렸고 자원봉사를 하는 마음 착한 시민들과 어민들은 기름과 씨름하며 검게 타들어가고 있다.

 

/김주환(의사·새진안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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