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전하는 삶의 교훈
2008년의 시작과 동시에 세상은 늙게 되었다. 사람들은 한 살 더 먹게 됐고, 사물들은 연식을 더하게 됐다. 누군가 그랬다. 인생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죽어가는 것이라고.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이며 20세기를 대표하는 정신의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삶이라고 부르는 이 기간 우리 모두에게는 배워야 할 것들이 있다”며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것이 더욱 분명해 진다”고 말했다.
생의 마지막에 이르러 사람들은 많은 것을 배우지만, 그 배움을 실천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 그 역시 뇌졸중으로 신체의 일부가 마비됐고, 그 후 몇 해 동안은 죽음의 문턱에서 시간을 보냈다. 때로는 금방 죽음이 찾아올 것처럼 느낀 적도 있었고, 때로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데 죽음이 찾아오지 않은 적도 있었다. 그는 “내가 죽지 않은 것은 삶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책 한 권을 꼭 더 쓰고 싶었습니다. 죽음과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 대한 책이 아니라, 삶과 살아가는 일에 대한 책을.”
그 책이 바로 「인생 수업」(이레)이다. ‘아침의 냄새를 맡아 본 것은 언제였는가?’ ‘맨발로 풀밭을 걸어 본 것은? 파란 하늘을 본 것은 또 언제였는가?’라고 질문을 던지는 책. 그가 눈을 감은 지 2년 뒤인 2006년에 나온 이 책은 베스트 셀러이자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았다.
엘리자베스와 그의 제자 데이비드 케스러는 죽음 직전의 사람들 수백명을 인터뷰해 그들이 말하는 ‘인생에서 꼭 배워야 할 것들’을 받아적어 살아있는 이들에게 강의 형식으로 전하고 있다.
우리 각자 내면에는 간디와 히틀러가 있다. 간디는 우리 안에 있는 최상의 것, 우리 안의 가장 자비로운 모습이고 히틀러는 최악의 것, 부정적이고 편협한 모습이다. 엘리자베스가 말하는 배움은 그런 편협함과 부정적인 모습을 걷어내고 우리 자신과 서로의 안에 있는 최상의 것을 발견하는 일인 것이다.
암 환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왜 나인가에서 벗어났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으면 했지만, 그저 그 억울함과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충분했다”고 말한다. 다른 독자는 “처음엔 지루했는데 읽는 동안 참 행복했다. 마음이 평화로워졌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망설이고 두려워하는게 무엇인지, 내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지 않고 살았는지를 알게되었다. 자기 자신으로서 존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도….”라며 “다시금 자기 비난을 하기 시작했을 때, 아마도 난 다시 이 책을 잡을 것 같다”고 했다. 아마 이들에게는 ‘두려움(fear)이란 실제처럼 보이는 가짜 증거(False Evidence Appearing Real)의 약자’라는 구절이 가장 기억에 남았을 것이다.
군데 군데 밑줄 긋고 싶은 대목이 많은 책이다. 새해, 「인생 수업」 한 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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