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재테크·외국어 관련 인기...소설은 부진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다.(데카르트) "
좋은 책 나쁜 책을 떠나 요즘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을까. 새해 벽두, 서점가에선 어떤 책이 관심을 끌고 있는지 홍지서림을 비롯한 도내 서점 7곳을 통해 알아보았다. 2008년 판매경향도 읽을 수 있었다.
△ 더 이상은 비밀이 아닌「시크릿」열풍
2007년 후반기부터 시작된「시크릿」의 열기가 예사롭지않다. 지난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베스트셀러에 오른 「시크릿」(살림Biz, 1만 2000원) 은 연초까지도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매년 새해 자기계발서가 인기인 것을 감안한다면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미국의 유명 토크쇼 오프라 윈프리 쇼를 통해 소개되는 등 미디어의 노출이 많은 탓도 있다. 「시크릿」은 ‘수 세기 동안 소수의 사람들만 알고 있던 부와 성공의 비밀’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긍정적인 마인드’와 ‘끌어당김의 법칙’을 이야기 한다. 「시크릿」 출판 이후「부의 시크릿」, 「어린이를 위한 시크릿」등 비슷한 류의 책들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도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국내에서 이미 60만부 이상이 팔렸으니 「시크릿」 은 더이상 ‘비밀’이 아니다.
△ 새해의 화두는 ‘자기계발’과 ‘재테크’
자기계발서와 함께 재테크와 관련된 경제서적의 인기도 눈에 띈다. 불안한 경제사정과 연초 자기계발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이기는 습관」(쌤앤파커스, 1만 2000원)과 「여자라면 힐러리처럼」(다산북스, 1만원)이 강세. ‘가는 곳마다 1등 조직으로 만든 명사령관의 전략노트’라는 부제를 단 「이기는 습관」은 지난해 4월에 출판 됐지만 회사원들을 중심으로 판매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 올해 있을 미국 대선에 후보로 나선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 이야기를 담은「여자라면 힐러리처럼」은 20대 여성에게 인기가 높다. 그의 성공 비결을 14가지로 분석하고 인생이야기를 재미를 더해 실었다.
△ 책 선물 어때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지난 연말부터 새해까지 책을 선물로 택하는 소비자도 늘고있다. 특히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한국경제신문사, 1만원) 나 「무지개 원리」(위즈앤비즈, 1만 2000원)는 선물용 패키지로 제작돼 판매가 많다.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시크릿」도 선물용 책으로 빠지지 않는다. 교보문고 이명진 대리는 “선물용으로 나가는 책들도 자기계발서가 많다”며 “자신이 읽었던 책들 중 좋았던 것을 선물로 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이제 소설은 그만하면 됐어요
지난해 말 발간된 해리포터의 마지막 시리즈 7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문학수첩, 4권 각 8500원)의 인기는 올해들어 수그러졌다. 많은 양이 팔리기도 했지만 7편의 판매율은 다른 시리즈들만 못했다. 소설의 부진은 저명한 국내 작가들의 책에서도 나타난다.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푸른숲, 9800원), 황석영의 「바리데기」(창비, 1만원) 같은 국내 유명 작가의 책들이 기대치를 채우지 못한 것. 목적구매가 많은 전주홍지서림이나 작가를 보고 책을 사는 고객을 제외하고는 예전과 같은 붐은 일어나지 않는다.
홍지서림 양계영 전무는 “책을 알게되는 경로가 미디어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며 “요즘은 재미와 흥미 위주인 책들이 많아 소설의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 새해에는 공부하세요
비록 작심삼일이 되더라고 새해에는 다들 ‘열공’을 다짐한다. 학원 학생들과 대학생층 고객이 대부분인 전주문화서적은 외국어 참고서와 시험전문 서적의 판매율이 새해들어 늘어났다. 연초에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거나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 중·고등학교 근처에 위치한 익산 종로서점은 세계단편, 위인전기 등 청소년을 위한 책 판매율이 높다. 방학을 맞아 다음 학년을 준비하는 책 구매가 많아진 것. 종로서점 이미화 팀장은 “학생들이 부모님과 함께 서점을 찾는다”며 “방학 기간이라 추천도서 같은 독서를 위한 책 구매가 많다”고 말했다.
시내 중심에 위치해 10대 20대 젊은층의 접근성이 높은 전주교보문고도 외국어, 논술 서적같은 학습서가 가장 높은 인기를 보였다.
△ 대통령이 쓴 책
대선 이후 이명박 당선인의 책을 찾는 사람도 늘었다. 이 당선인이 지은 8권의 책들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것. 특히 1995년 출판된 「신화는 없다」(김영사, 9900원)는 개정판이 나오면서 다른 책들보다 찾는 사람이 많다. 자전적 에세이지만 경제사정과 사회적 상황이 맞물리면서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30대 이상 남성 고객들이 주로 구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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