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용(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두 대통령은 여러 모습이 닮았다. 대통령 당선이후 발생한 대형사고만 봐도 그렇다. 노무현대통령 당선 때는 대구 지하철 참사, 이명박 대통령당선 때는 국보 1호 숭례문이 완전 소실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우연치고는 너무 큰 사고다. 두 사건 모두 대통령 당선이후 발생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 와중에도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노무현대통령 탓을 하고 있고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어서 국가의 큰 재앙이 생길 것이라는 소설 같은 얘기도 하고 있다. 이유야 어떻든 불타버린 숭례문을 보면서 탄식하는 국민들의 마음은 참담하다. 최근 이 당선인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좌불안석이다. 벌써부터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대통령선거 때부터 논쟁이 되어 왔던 대운하 사건이 그랬고, 이경숙 인수위원장의 영어교육 논쟁은 그 도를 지나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정부의 장관들을 임명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 같다. 정부 조직개편안에 대해 통합민주당의 손학규 대표와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이명박 정부를 보는 국민들은 벌써부터 피곤해 하는 것 같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논하지 않더라도 중국의 요순시대를 말하지 않더라도 필자가 생각하는 정치의 근본은 매우 간단하다. 정치는 두 가지를 해결해 주면 되는 것이다. 그 하나는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민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국가 안정을 유지해 주는 것이다. 옛날에는 전쟁으로부터 나라를 잘 지키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대통령의 입에서 그 불안함의 척도를 가늠하는 것 같다. 두 사람의 닮은 점은 자기 할 말은 다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다. 자기 하고 싶은 말을 다 내뱉었던 노무현 대통령을 보면서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피곤해 왔다. 그런데 이명박 당선인도 노무현대통령 못지않게 자기 말을 다 한다. "국민성금으로 숭례문을 복원하자"고 말하여 여론의 뭇매를 자초했고, 과거 서울시장 재직 시 "서울시를 하나님에게 봉헌" 해버리는가 하면 대통령후보 시절 "맛사지 걸을 고를 때는 좀 못생긴 여자를 고르는 게 인생의 지혜"라는 등 말 함부로 하기는 이골이 난 사람이다. 오죽했으면 조선일보의 주필이 ‘숭례문에는 문지기’가 없고 ‘이명박에게는 입지기가 없다‘고 힐난 했겠는가?
두 사람의 닮은 점은 ‘고집이 세다’는 것이다. 이번 정부 조직개편안도 마찬가지다. 정치라는 것은 반드시 선과 악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적절한 타협과 국민적 합의과정을 이끌어 가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타협이 없다. 통일부를 없애는 일이 반드시 선은 아니다. 그렇다고 반드시 악도 아니다. 이명박 당선인에게 5년 동안은 믿고 맡겨봐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명분일 뿐이다. 한나라당도 이제 여당이다. 이제는 야당이 되어버린 통합민주당과 타협하고 양보하면서 자신의 노선을 관철시켜 나가야 한다. 국민들은 완벽한 통치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타협을 원하고 있다. 오히려 국가의 경제를 살리는데 힘을 모으고 국민들의 얼굴에 웃음을 주는 일에 전력을 다할 것을 원하고 있다. 그래서 타협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는 타협은 없어 보인다. 그래서 걱정이다. 이명박 당선인에게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정말 크다. 50% 가까운 지지율로 당선된 대통령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명박 당선인이 대통령의 참 미덕을 깨우쳐 노무현 대통령이 범했던 우를 다시 범하지 않기를 진실로 기대해 본다.
/조동용(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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