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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는요] (16) 축구로 하나되는 '전주대성초등학교'

농촌 학교-교회 2005년 유소년축구클럽 창단…문화적 소외 극복 활기 넘쳐

대성초등학교 대성FC 소속 선수들이 교장선생님과 목사님 등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desk@jjan.kr)

전주대성초등학교(교장 박승우) 유소년축구클럽인 대성FC는 지난달 의미있는 도전을 했다.

 

지난달 26일 시작한 전주교육장배 유소년 축구대회에 출전, 공식대회에 첫 얼굴을 내민 것이었다.

 

박승우 교장. (desk@jjan.kr)

이들의 출전이 의미있는 도전인 이유는 이 대회에 출전한 클럽 중 순수한 아마추어 팀으로는 대성FC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농촌동학교로 6개 학급, 전교생 152명에 불과한 대성초에서 22명의 학생이 이룬 대성FC와 축구 전문교육을 받은 다른 출전 팀들과는 경기는 어쩌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을 지도 모른다.

 

박승우 교장은 "대회 첫날 다른 학교 선수들의 체격을 보고 괜히 대회에 출전을 하자고 해서 아이들에게 상처만 주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리그전으로 펼쳐진 예선전, 걱정과는 달리 첫 경기에서 대성FC 유강직군(6년)이 멋진 헤딩골로 첫 골을 터뜨렸다. 선수와 박승우 교장, 그간 대성FC 선수들을 지도해 온 김상욱 목사, 학부모 등 모두가 놀라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기적은 없었고 경기는 예상대로 흘러갔다. 첫골을 넣었지만 연거푸 2골을 내줘 2대1로 패했고 다음 경기는 4대0으로 완패해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교장과 담당교사, 코치인 목사의 걱정은 아이들에게 쏠렸다. '우린 안돼'하는 자괴감에 빠지지는 않을런지, 기가 꺾이지는 않을런지. 그러나 기우에 불과했다. 대성FC 선수들은 오히려 밝은 얼굴이었고 "선생님, 다음 학기에 또 나와요"라며 오히려 교사와 목사를 격려했다고 한다.

 

박교장은 "전주 변두리 지역에 살며, 체육활동이나 문화적으로 소외된 아이들에게 가능한한 자주 바깥나들이를 통해 자신감을 키워주고 싶었다"며 "대성FC 소속 아이들의 이번 나들이는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자신감을 키워가는 의미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대성FC는 지난 2005년 인근 은석교회 김상욱 목사와 아이들이 함께 만들었다. 주변에 PC방 하나 없을 정도로 문화적으로 소외된 아이들, 더욱이 농촌동학교로 편부·편모, 조손가정 아이들이 많아 이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주기 위해 축구를 시작하게 됐다.

 

아이들은 축구연습을 하는 매주 오후시간을 손꼽아 기다렸고 축구를 하면서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은 성장을 해 왔다.

 

한 학부모는 "학교가 끝나면 할 일이 없어 심심해 하던 아이가,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축구클럽이 생긴 뒤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됐다"며 "대성FC의 모든 아이들이 정말 행복해 보여 클럽을 만들어 준 목사님과 학교가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학교와 지역의 종교시설이 뜻을 모아 만든 대성FC는 소외된 농촌동 학생들에게 즐기는 스포츠를 통해 꿈과 비전을 심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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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훈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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