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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유쾌! 상쾌! 통쾌!한 책 읽으며 더위 탈출

여름방학…'1318' 이라면 이 책 한 권쯤은

누군가 그랬다. 독서에 대한 우리의 추억은 방학 때 밀린 일기와 함께 해치웠던 독후감의 압박이라고.

 

방학이다. 예의상 책 한두권쯤은 읽어줘야 할 것 같은 기분. 그것이 방학에 대한 최소한의 양심이라면, 한없이 풀어져도 괜찮을 것만 같은 방학 초기에는 '유쾌' '상쾌' '통쾌'한 청소년 문학이 어울린다.

 

대부분의 청소년 문학은 계몽적이기 마련. 착한 주인공들을 등장시켜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들처럼 이겨내라고 가르치려든다. 그런 면에서 신여랑의 「자전거 말고 바이크」(낮은산 키큰나무)는 '기존의 청소년 문학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있음을 확인해 주는 신호탄'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10대들만이 갖고 있는 어두움을 어른들의 시선에서 강제로 화해시키지 않고 그대로 놓아두는 과감함이 빛난다"며 "국내 청소년 문학에 관심있는 모두가 지켜봐야 할 문제작"이라고 추천한다.

 

성장의 그늘을 지나는 10대들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깊이 있는 성장을 담은 책. 다섯편의 단편 중 '화란이'는 거리의 소녀를 통해 극한 상황에 몰리기만 하는 10대들의 현실을 그려 독자들 사이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이 이 책을 읽는 나의 어린 독자들 모두에게 첫 페이지, 시작이었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는 저자의 말에 코끝이 찡해지는 책이다.

 

「완득이」(창비)는 2007년 제정된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성장소설의 고전으로 꼽히는 외국소설 「호밀밭의 파수꾼」과 「Go!」에 견주어지고 있는 작품이다. 성인독자들을 겨냥, 양장본을 따로 펴낼 정도로 세대를 뛰어넘어 인기를 끌고 있다.

 

주제의식을 놓지 않으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작가 김려령의 필력도 돋보이지만, 무엇보다 활기 넘치는 매력적인 주인공들이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집도 가난하고 공부도 못하지만 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열일곱 소년 '완득이'를 비롯해 학생들을 약 올리는 재미로 학교에 나오는 것 같은 담임선생 '똥주', 전교 1·2등을 다투는 범생이지만 왠지 모르게 '완득이'에게서 눈길을 떼지 못하는 '윤하', 여기에 '완득이'가 교회에 갈 때마다 나타나 '자매님'을 찾는 정체불명의 '핫산', 밤마다 "완득인지, 만득인지"를 찾느라 고래고래 소리치는 '앞집 아저씨' 등 양념처럼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재밌다.

 

「처음 연애」(사계절출판사)는 제목에서부터 설레임이 느껴지는 책이다. 6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10대들의 첫사랑에 얽힌 시대별 이야기들을 옴니버스 소설로 묶어낸 것. 4·19혁명과 전태일 분신 사건, 91년 대규모 학생 데모, 2002 월드컵 등 청소년이 주도적으로 행동했거나 크게 영향을 미쳤던 사건들을 배경으로 10대들의 변화상과 사랑이야기를 맛깔스럽게 그려냈다.

 

사회가 변화면서 1318 사랑도 변한다. 그러나 "1318들은 진정한 사랑-목적이나 이유나 계산이 없는-을 하고 있는 유일한 세대다"는 저자 김종광. 김유정의 반어, 채만식의 풍자, 이문구의 입담을 떠올리게 하는 김종광 특유의 능청스럽고 힘있는 서사가 첫사랑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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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휘정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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