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 변혁해야 혁명적 富 창출 가능…지식혁명시대 현대인들의 미래 대비책 제시
인간의 욕망 중 하나가 소유욕이다. 소유의 대상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부' 또한 주요 대상이다.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부의 정도는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곤 한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부를 사적으로 소유하려는 인간의 욕망은 근대의 사유재산제도를 뿌리내리게 했고 자본주의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부에 대해 높은 관심을 지닌 현대인들을 솔깃하게 하는 책, 『부의 미래』는 『제3의 물결』로 한국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앨빈 토플러의 15년만의 저술이다. 원제가 '혁명적 부'(revolutionary wealth)인 이 책은 토플러 부부가 12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집필한 650쪽이 넘는 방대한 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300여권에 달하는 다양한 참고문헌과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와 조직 그리고 기구에 대한 사례연구가 당연 돋보이는 걸작이 아닐 수 없다.
명성에 걸맞게 저자는 이 책에서 해박한 지식을 토대로 지식혁명 시대를 예리하게 분석하고 혁명적인 미래를 위한 참신한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토플러에 의하면 부가 혁명적이라고 부를 수 있기 위해서는 비약적인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부의 창출, 분배, 순환, 소비, 저축, 투자 방식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이런 변화가 경제 분야를 넘어서 사회, 교육, 문화, 정치 분야로 확대될 때 진정한 의미에서 부의 혁명이 이루어진다. 이런 혁명적 부는 개인이나 기업가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혁명적 부를 창출할 시스템은 일반적인 경제학의 틀 속에서 이해되지 않고 시간과 공간 그리고 지식이라는 심층기반을 분석함으로써 가능하다. 토플러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기관 중 기업이 시속 100마일의 최고 속도로 질주하면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에, 25마일의 정부 관료조직, 10마일의 교육기관, 3마일의 정치조직, 1마일의 법이 느린 속도로 움직이고 있어서 속도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이는 궁극적으로 발전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왜냐하면 인간과 시간의 관계가 혁명적으로 변하면서 시간의 간격은 갈수록 잠재가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공간적으로도 '부'는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국가로 이동할 뿐만 아니라 우주로도 확장되고 있어서 부의 창출은 혁명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토플러는 세 번째 심층기반으로 지식을 미래 경제의 석유와 같은 존재로 비유하면서 시간과 공간에 비해 지식의 변화를 감지하기 어렵지만 상호 작용을 통해 부의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라 천명한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지식의 혁명적 변화는 예상치 않았던 자급자족의 경제시스템과 같은 프로슈머 경제를 부활시키게 된다. 저자는 개인이나 집단이 스스로 생산하면서 동시에 소비하는 프로슈밍을 통해 미래의 경제가 지금보다 훨씬 더 분산된 시스템을 이룰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지식 혁명이라는 거대하고 심오한 변화를 결코 피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발상과 사고의 전환을 주문한다.
분량이 많긴 하지만 독서의 계절을 맞아 이 책을 탐독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책이 단순히 경제학에 관련된 서적이라기보다는 지식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홍성하(우석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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