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가장 위대한 '지성' 과의 만남
올해도 우리나라는 노벨상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일본은 올해 물리, 화학상을 포함해 15명이 돼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노벨상을 받은 나라가 됐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이 건네는 과학 이야기, 노벨상 수상자에 관한 궁금증, 논쟁의 중심에 선 스캔들에 이르기까지 노벨상에 관한 책들을 모아봤다.
「노벨상 가이드」 (알마)는 노벨 생리학, 의학상을 수상한 도어티 교수가 역대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의 이야기를 곁들이면서 과학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책이다.
일반 교양서로도 부족함이 없다.
책의 주제는 과학 발견의 본질. 저자는 데이터와 증거, 합리적 이성과 객관적 실험에 따른 사실이 세상을 바꿔나간다는 점을 강조한다.
유전자변형 옥수수가 인체에 해가 없는데도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 이를 거부한 잠비아 정부를 예로 들며, 그릇된 믿음이 잘못된 정책을 가져온다고 꼬집기도 한다.
노벨상을 받은 이후 달라진 삶, 과학자들의 국제적 협력, 치열한 경쟁 등도 짚는다.
"과학은 박수나 상, 부를 얻고자 하는 게 아니다. 발견과 흥분에 관한 것이다. 찾아낸 것을 놓고 관점을 바꿔가며 보고 또 보라. 불가능한 것이나 부조리한 것도 생각해보라"
'아빠는 왜 살아' '눈은 왜 하얀가요'
「아이들이 묻고 노벨수상자들이 답한다」 (달리)는 아이들의 단순한 질문에 그 분야 최고 권위자인 노벨상 수상자들이 답한다는 기발한 발상으로 엮은 책이다.
'질문은 단순하지만 그냥 웃어 넘겨버릴 수 없는 심오한 물음일 수도 있다'는 진지한 발상이 기획의도에 깔려 있다.
물리학 화학 의학 경제학 문학 평화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노벨상 수상자 22명의 대답을 모았다.
예컨대, '하늘은 왜 파란가요'는 물리학의 기초가 되는 파장에 대한 개념을 이끌어 내는 질문이다.
"햇빛 안에는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 등 온갖색깔이 들어 있거든. 각각 파장이 다른 광선들이 공기의 미세한 입자들과 부딪히면 파장이 짧은 파랑과 보라가 파장이 긴 주황과 빨강보다 더 많이 분산돼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거란다"
오존층 연구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마리오 몰리나가 아이들에게 알아듣기 쉽게 설명한다.
'사랑이 뭐예요'라는 질문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달라이 라마가, 수학의 기초적인 물음인 '1+1은 왜 2가 되나요'라는 물음엔 수학자인 엔리코 봄비에리가 답했다.
「노벨상 스캔들」 (랜덤하우스중앙)은 노벨상의 화려한 장막 뒤에 감춰진 노벨상 논쟁에 관한 역사 이야기다.
노벨상 선정 과정은 그 자체가 매우 높은 수준의 연구 활동. 어떤 연구결과나 저작물 또는 활동이 인류에게 어떤 가치가 있으며, 진짜 공로자는 누구인지 꼼꼼히 밝혀내는 과정이다.
그래서 노벨상 선정과정은 그 어떤 영화보다 더 치열하며, 쓰디쓴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윈스턴 처칠은 히틀러에 맞서 싸운 위대한 영국의 정치가다. 영국의 우익반동에서 유럽통합과 동서갈등의 완화시키는 등 화려한 정치경력이 있다. 그런데 노벨위원회는 그에게 노벨 평화상이 아닌 노벨문학상(1953)을 수여했다. 전투 경험을 담은 소설의 문학성이 아닌 역사성을 인정한 것. 하지만 노벨상을 주기 위한 쇼였다는 비난이 현재까지 계속된다.
독가스 개발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하버, 동료의 연구결과를 훔친 DNA 발견자 왓슨 등 이렇듯 수많은 오류와 인간적 실수에 관한 노벨상 스캔들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았다. 노벨상이 더 위대한 지성을 가리는 상이 되길 바라며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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