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관련 서적 출간 '봇물'
▲'한국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
최근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뒤흔드는 가운데 10월 들어 다양한 각도에서 금융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는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 교수는 '한국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청림출판 펴냄)에서 경제문제를 바라보는 철학과 한국 경제발전사의 해석, 산업과 금융의 관계, 국제 금융시장의 이해 등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며 단편적인 대응책이 아닌 경제를 바라보는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것을 우선 강조한다.
신 교수는 이어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주요 교역 상대국 통화에 일정한 가중치를 둬서 하루하루의 환율을 결정하는 복수통화변동환율제, 즉 바스켓(basket) 방식의 환율제 도입을 제안한다.
그는 국내 경제의 필요에 맞는 환율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할 때 큰비용이 드는 자유변동환율제보다 돈을 들여서 환율을 조정할 필요가 없는 바스켓 방식이 시장 흐름을 잘 읽고, 투기 대비책을 잘 세운다면 돈이 훨씬 덜 들어가는 경제적인 제도라고 설명한다.
신 교수는 또 경제 사정이 더 나빠지기 전에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돈을 빼내가게 하고 빼내 가더라도 일부만 갖고 가게 하는 한편 환투기도 지금보다 훨씬 어렵게 만드는 긴급 자본통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략적인 인수·합병, 그리고 성장
미국 펜실베이니아 경영대학원 와튼스쿨 교수인 마우로 기옌과 와튼 스쿨에서 경영학 강의를 하는 아드리안 최글이 함께 쓴 '산탄데르 은행'(W미디어 펴냄)은 최근 수많은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서 활발한 인수ㆍ합병(M&A) 전략을 구사하며 성장하고 있는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을 분석한 책이다.
1857년 스페인의 작은 지방은행으로 시작해서 한 세기 뒤인 1960년대 전국 은행으로 성장한 산탄데르 은행은 2004년 영국 6위 은행인 애비 내셔널 은행을 인수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산탄데르 은행은 이후 잇단 M&A를 통해 2007년 HSBC에 이어 유럽 2위, 세계 8위은행에 올랐으며 최근 금융위기 와중에서 영국 최대 주택담보대출업체인 B&B의 소매금융부문과 영국 모기지업체 A&L, 미국의 저축대부은행 소버린뱅코프를 잇따라 인수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책은 소매금융에 주력하는 산탄데르의 사업모델을 미국식 투자은행(IB)의 대안으로 주목하며 가족 주도 경영 등 산탄데르의 성장 배경을 분석한다.
▲금융위기, 주가 대폭락 등이 책속에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의 투자전문가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블랙 스완'(동녘사이언스 펴냄)과 미국의 경제학자 진 스마일리의 '세계 대공황'(지상사 펴냄), 민간경제연구소인 김광수 경제연구소가 펴낸 '위기의 한국경제'(휴먼앤북스) 등 최근 금융위기와 관련된 책들도 잇따라 출간돼 서점가에 나와있다.
이런 가운데 1929년 미국 월스트리트의 주가 대폭락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재구성한 책 '대폭락 1929'(일리 펴냄)도 지난 1월에 출간된 이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일리 관계자는 "지난 1월 출간 당시 국내 주식시장이 침체하며 시장의 호응을 받았으나 그 이후 잠잠하다가 최근 세계적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제법 나가고 있다"며 "미국에서도 원서인 'The Great Crash 1929'가 금융위기 전에는 미국 아마존에서 1만위 이하의 판매순위를 기록했으나 최근에는 종합 베스트셀러 50위권으로 뛰어올랐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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