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보이는 대로 느끼고 이해하는 것
숙제 때문에 억지로 찾아갈 수밖에 없었던 전시장. 한 폭의 그림 앞에서 숨이 '턱' 막혀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림이 어렵다고 누가 그랬던가. 그림에 흥미를 느끼게 하는 두 권의 책을 소개한다. 서양의 명화를 다룬 「무서운 그림」(세미콜론)과 한국의 옛 그림을 다룬 「다정한 벗 든든한 수호신」 (보림).
단, 그림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상당부분 주관적이라는 것을 유념하자. 그림을 접근하고 해석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미술사적 의미나 미술 작품에 등장하는 소품의 의미 등 대부분 사람들은 지식을 통해 그림을 이해하려고 하지만, 무엇보다 그림과의 충분한 교감이 필요하다. '아름다운 명화의 섬뜩한 뒷이야기'란 부제가 붙은 「무서운 그림」은 '그림 읽기'가 아닌, '그림 느끼기'의 진수를 맛보게 한다. '공포' '엽기' '호러'라는 말에 열광하는 일본에서 미술서로서는 드물게 출간 1년 만에 8쇄를 찍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책이다.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명화 20점을 고른 이 책은 그림에 얽힌 드라마틱한 역사적 문화적 사실이나 화가 개인사를 끌어내고 있다. 드가의 '에투알', 뭉크의 '사춘기', 보티첼리의 '나스타조 델리 오네스티의 이야기', 다비드의 '마리 앙투아네트 최후의 초상' 등 인간의 원초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매혹적인 명화 이야기들이다. 지은이는 일본의 나카노 교코. 와세다 대학에서 독일 문학과 서양 문화사를 강의하고 있다.
「다정한 벗 든든한 수호신」은 지난달까지 국립전주박물관 관장이었던 이원복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이 전주박물관 재임 시절 썼던 책이다.
옛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동물 그림들로, 우리 미술의 일반적인 특징으로 꼽히는 익살과 명랑함, 우리 민족의 어질고 따뜻한 마음과 심정이 반영돼 있다. '쥐-부와 신통력을 지닌 서생원' '소-지순하고 의연한 친구 우공' '호랑이-한민족의 상징, 슬기, 의젓함, 익살' '개-인간의 오랜 벗이자 동반자' '돼지-재산이 불어나게 하는 복덩이' 등 우리 민족의 삶 속에서 동물들이 지녔던 의미와 동물 그림을 그린 화가들을 만날 수 있다.
어린이의 옛 그림 감상을 위한 새로운 시도로,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이라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우리 미술의 문턱을 낮춘 한국미술화집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