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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홍보전광판 때문에 사과농사 망쳤어요"

무주 정문길씨 농장 바로 옆에 군청서 광고시설물 설치..밝은 불빛에 제대로 성장 못하고 해충 피해까지

무주 안성 공진리 정문길씨가 자신의 사과밭에서 제대로 익지 않은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정씨의 밭 인근에 설치된 무주사과 홍보전광판. (desk@jjan.kr)

"무주사과를 알리기 위한 홍보 광고판 때문에 오히려 사과농사를 망쳤으니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지난 17년간 무주 안성면 공진리에서 사과농사를 지어온 정문길씨(67)는 요즘 사과밭을 보면 한탄과 한숨이 절로 나온다.

 

정씨는 자신의 사과 밭 8250㎡에 사과나무 550주를 심어 농사를 짖고 있다.

 

지난 1991년 가을 묘목보조 사업으로 시작한 사과농사가 토질이 알맞아 맛 좋고 품질 좋은 사과를 생산해 소비자들로부터 각광 받고 있다.

 

정씨는 유기농 친환경농법을 사용한 농자재로 밤에 약을 하면서 과실을 생산해 연간 6000~7000만원 정도 수확을 올리고 있다.

 

그런 정씨가 올해 사과농사를 망쳐 근심거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1월에서 2월말께 정씨의 밭에서 5~7m 정도 인접한 곳에 무주사과를 널리 알리기 위한 무주군의 홍보용 광고 전광판이 설치되면서 부터다.

 

전광판을 밝히기 위한 전구 250W 40개가 설치되면서 정씨 농장뿐만 아니라 인근 죽장마을과 공진마을까지 환하게 불을 밝히면서 농작물 재배에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정씨는 "모든 식물도 인간과 같이 잠을 자야 하는데 홍보용 전광판 불빛때문에 동화작용이 안돼 스트레스를 받아 올 가을 홍로사과 수확을 포기를 해야 했다"고 항변했다. 또 올 하반기에 수확한 후지사과 작황도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정씨는 친환경 농법과 피해 방지약을 해봤지만 백약이 무효했고 부득이 무주군을 찾아가 전광판의 전기를 꺼 달라고 요청했다.

 

무주군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올 3월~8월13일까지 점등을 했다"며 "정씨 요청에 의해 8월14일부터 소등을 했다"고 말했다.

 

사과나무를 자식만큼 사랑한 정씨는 올 한해 수확 할 사과를 하나도 건지지 못한 채 현재 나무에 매달린 사과를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고 하소연했다.

 

무주군 농업기술센터는 정씨의 이러한 사정을 듣고 현지를 확인, 과실 성분결과를 지난 10월 보내왔다.

 

농촌진흥청 고객지원담당관은"현장조사 결과 갈반병에 의해 대부분의 나무가 80%이상 낙엽 되었으며 과실에는 겹무늬 썩음병과 그을음병에 이병되어 상품성있는 과실생산이 불가능한 상태다"며 "해충피해는 전광판을 기준으로 가장 가까운 나무, 중간 및 가장 먼 나무를 구분해 조사한 결과 피해과율이 가까운 나무 3.0%, 중간 나무 0%, 가장 먼 나무 2.5% 정도였으며 피해 증상으로 보아 복숭아 순나방 피해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정씨는"이러한 피해 사례는 많지만 판례나 문헌에 나와 있지 않아 대책이 없다"면서"전광판 설치에 대한 철거소송과 행정재판을 계획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무주군의회 이대석 의장은"밝은 전기로 인한 곤충과 나방이 출몰해 간접적 피해가 있는 것 같다"며"농가의 어려움을 해소해 주기위해 집행부와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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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신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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