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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 박인숙

박인숙(전북지방중소기업청장)

큰 상처를 입고 괴로워하던 독수리가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낭떠러지위로 갔다. 벼랑 아래를 내려다보며 눈물짓고 있을 때 멀리서 이를 지켜보던 대장독수리가 날아왔다. 그리고는 자신의 날개를 펴 보이며 말했다. "내 몸을 자세히 살펴보아라. 지금은 대장이 되었지만 나에게도 무수한 상처가 있단다. 사람들의 총에 맞은 상처, 다른 독수리의 공격을 받아 생긴 상처, 바위에 부딪힌 상처, 그 많은 상처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서지 않으면 안 되었지, 그게 독수리의 삶이란다. 이 세상에 상처 없는 독수리는 태어나 바로 죽은 독수리밖에 없단다."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자주 듣게 되는 말이지만 올해의 감회는 사뭇 여느 해와는 다르다. 돌아보면 작년 말 우리 경제는 지표상으로는 매우 희망적이었다. 1995년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달성한 후에 12년 만에 드디어 2만 달러에 도달한터라서 한류열풍 등에 힘입어 그대로 탄력을 받는다면 국민소득 4만 달러 고지도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 수출경쟁력은 떨어졌지만 높아진 원화가치는 우리가 곧 아시아를 넘어 세계경제의 중심축의 하나가 될 것이라는 기대마저 하게 되었다. 그리고 힘차게 무자(戊子)년 새해를 출발하였다. 그런데 새해 벽두부터 널뛰기 시작한 국제유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잘 나가던 우리경제의 기를 한풀 꺾어놓았다. 이어 상반기 내내 가격 급등에 투기양상까지 보였던 철강 곡물 등 원자재난으로 인해 그로키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하반기 들어서는 미국에서 초래한 금융위기와 함께 각종 금융파생상품으로 인해 수출기업이 크게 타격을 받았고, 거기에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으로 급기야 녹다운 되어버렸다. 이제 원화는 달러화 뿐 아니라 대부분의 화폐에서 약세를 보이면서 잘나가던 세계 11대 교역국의 자존심에도 상처가 되었다.

 

한편 유가는 당초 연내 2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으로 불안하게 하였으나 세계경기 둔화 탓에 지금은 40달러 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철강 등 원자재 역시 가격이 폭락하면서 일부품목은 투매현상까지 일어나고 있으나 한번 무너진 경기는 좀처럼 회복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원유 등 국제 원자재의 급격한 가격하락이 세계경제의 냉각을 가속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수출 4000억 달러를 초과하면서 재도약의 조짐이 보이기도 하였다.

 

며칠 전 정부에서는 경제성장률 3%를 공식 목표로 하는 2009년도 경제운용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강력한 추진 목표로서 경상수지 100억 달러 흑자, 신규일자리창출 10만 명, 수출은 올해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잡았다. 물론 이들 수치는 한국은행이 장고(長考)끝에 내놓은 전망치와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견실한 재정운용과 재도약을 위한 R&D투자, 거기에 일자리 창출을 우선하는 과감한 위기대응 전략을 수립한다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tomorrow is another day)" 불후의 명작「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모든 것을 잃은 스칼렛이 고향으로 돌아갈 결심을 하며 한 말이다. 비록 원문과 해석의 차이는 있으나 시대를 초월하여 어려울 때 인용하기 좋은 대사가 아닐까 한다. 힘들었던 한해를 보내면서 다가오는 기축(己丑)년이 그저 그런 또 다른 한해가 되지 않도록 모두가 비상한 각오로 맞이해야 할 것이다. 험난한 여정(旅程)이 예상되나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경제대국으로 가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같은 상처를 입었지만 고통을 이겨내고 대장독수리가 될 것인가 아니면 절벽에서 생을 마감할 것인가는 지금 우리가 선택하기에 달려있다.

 

/박인숙(전북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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