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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철탑 대신 지중화" 2000여명 서명

군산 회현면 송전철탑 추진 반대…시 '자녀 직업조사' 로 더욱 고조

군산 회현면 주민들이 송전 철탑 건설에 반대하는 홍보물을 설치하고 있다. 오균진(moscow14@daum.net)

평온했던 마을에 노란색과 빨간색의 현수막 및 깃발이 지난 9일부터 마을과 도로 곳곳에 내걸리기 시작했다. 농한기인 이 때 쯤이면 밭작물에 세상 사는 얘기로 웃음꽃을 피웠던 주민들의 모습도 이제 더이상 찾아 볼 수 없었다. 삼삼오오 모여 철탑 송전선로를 반대하는 목소리에 서명운동, 투쟁기금 마련 등 현재 군산 회현면의 분위기는 예사롭지 않은 상태다. 회현면민들은 방폐장 유치 때도 차분했던 마을에 날벼락이 떨어졌다며 극도의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군산시와 한국전력이 산업단지 등지로 원활한 전력공급을 위해 회현면 등 6개 읍·면·동을 통과하는 28㎞ 송전 철탑을 올해 안에 추진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회현면 주민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

 

주민들은 "우리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산업단지 등지로 전력공급사업에 반대하지 않으며, 다만 지역개발 저해 및 지가하락, 도시경관 이미지 훼손 등을 초래하는 철탑 대신에 지중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힘 없는 농민들만 삶의 터전을 잃게 됐고, 고압전류 송전 철탑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주민들의 목소리는 청와대와 지식경제부, 한국전력, 군산시 등으로 보내질 서명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2000명 가량이 철탑 설치를 반대하는데 뜻을 같이 하고 있고, 투쟁기금도 2600만원 가량 모아졌다.

 

주민들은 이 기금으로 각종 홍보물을 제작하고, 성명서 발표 및 법적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 읍면동으로 반대 여론이 확산, 집단민원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한국전력과 지난달에 MOU를 체결한 군산시는 현재까지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시는 해당 철탑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자녀 직업조사'를 해당 면사무소에 지시해 사태를 더욱 키웠다. 시는 지역민과 협상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주민 자녀와의 접촉을 통한 설득을 위해 직업 및 연락처를 내부적으로 파악했다고 시인했다. 시는 이 같은 사실을 알아챈 주민들의 거센 항의에 조사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시청 안팎에서는 주민들을 자극하는 행위를 자제하고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군산시와 지역민 간의 대결구도가 지속된다면, 양쪽 모두가 진전없이 되돌릴 수 없는 아픔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회현면민들은 오는 14일 문동신 시장과의 대화를 통해 지역의 입장과 요구조건을 전달할 예정이다.

 

시는 지난해 12월11일 한전과 MOU체결 당시, 주민들과 시장간의 면담 불발 및 몸싸움 등의 아픔을 되새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솔직하고 적극적인 대화가 시급하다.

 

홍성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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