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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것이 지혜로운 것

아오키 가즈오의 '해피 버스데이'

즐거운 방학이 시작된 지도 어느덧 3주가 되어 갑니다. 처음 방학식을 할 때 설레임도 이제 시들해지고 학원 다니기도 지칠 때 입니다. 어느 날 책 읽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둘째가 불쑥 내민 책입니다.

 

"언니가 재미있다고 추천해준 책인데 정말 좋았어. 엄마도 한번 꼭 읽어봐"

 

사춘기가 시작돼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데 힘들어하는 초등 고학년부터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권합니다. 또 아이들과 부딪치는 횟수가 자꾸 많아져서 걱정하고 힘들어하는 부모님들께도 권하고 싶은 책 「해피 버스데이」(문학세계사)입니다.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11살 소녀 아스카는 모두에게 축복 받아야할 생일날 엄마에게 충격적인 말을 듣고, 마음의 문을 닫으며 목소리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오빠 나오토의 도움으로 시골 외할아버지 댁으로 가게 된 아스카는 그 곳에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점점 사랑을 만들어 갑니다.

 

'자신의 입장에서만 보면 사물의 본 모습을 보지 못한단다. 상대를 믿는 것, 용서하는 것은 자신을 소중히 하는 것이기도 해'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해라. 좋은 감정 뿐 만 아니라 부정적인 감정 또한 자신의 일부분으로 소중히 하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할아버지의 따스한 마음을 나무 사이를 지나는 바람이 아스카에게 전해 줍니다. 할아버지 댁에 온지 4개월, 아스카는 마음의 목소리로 나무와 땅, 하늘, 바람 등 자연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됩니다. 어느 날 아스카는 오래된 엄마의 낡은 일기장을 발견하고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엄마의 비밀을 알게 되고, 엄마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면서 엄마의 슬픔과 아스카의 슬픔은 하나가 됩니다.

 

'화가 날 때에는 네 맘껏 화를 내거라. 슬플 때에는 실컷 울고, 애써 참을 것 없다. 감정을 죽이는 것은 살아갈 에너지를 잃어버리는 거란다. 이 할아버지가 다 받아줄 테니까 안심하고 진짜 너를 표현해 보렴'

 

아스카는 서서히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고 드디어 집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새로 전학 간 학교에서 친구들의 왕따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과거의 아스카가 아닌 변화된 아스카는 이 문제를 아주 적극적으로 슬기롭게 대처해서 해결합니다.

 

'할아버지가 말했어. 마음이 텅 비면 하늘에서 힘을 얻으라고 말야'

 

12번째 깜짝 생일파티에 가면서 아스카는 하늘을 쳐다보며 오빠에게 말합니다.

 

아이가 나에게 뭔가를 말하려고 다가왔을 때 나는 충분히 아이의 말에 귀 기울여 들어주었는가? 그냥 바쁘다는 핑계로 다음에 얘기하자며 무심코 흘려버리진 않았는가? 알면서도 귀찮아 무시해 버리진 않았는가? 부모로서의 나 자신을 많이 반성하게 만든 책입니다.

 

감정에 충실 하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처럼 나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며 살아가려고 합니다. 아이의 작은 단점을 크게 꾸짖어서 마음에 상처주기 보다는 아이의 장점을 찾아내 많이많이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아이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아는 마음 따뜻한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이겨 낸 아스카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12번째 맞는 아스카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싶습니다.

 

"해피 버스데이. 아스카"

 

/박상지(어린이도서연구회 전주지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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