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일(한백종합건설 대표)
모든 사람들이 너도나도 이야기하니 이제 식상한 이야기가 되었지만 세계적인 불황의 골이 깊다. 불황의 원인과 처방이야 여러 가지로 많지만 핵심은 구조조정이다. 불황은 인력과 재화가 한 쪽으로 쏠려 생산량은 많아지지만 이를 소비할 소비자도 없고, 소비여력도 따르지 못하여 재고만 쌓여 생산이 멈춰서고, 이에 따른 실업과 가계와 기업 나아가 국가가 파산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이러한 파산을 벗어나는 길은 과잉생산을 줄이고, 한편으로는 공공재나 새로운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 고용을 창출하고 소비를 늘리는 것이 해법으로 여겨진다.
모든 언론 매체가 경제위기의 해법을 이렇게 보도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문제에는 둔감하다. 특히 전라북도 신문 산업의 구조조정은 더욱 시급하다. 지금 전라북도에는 군 단위로 발간되는 지역 신문을 제외하고도 대략 12개의 일간지가 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규모는 전라북도 언론시장의 규모로 볼 때 포화상태를 넘어선지 오래이다.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한 신문사에서 발행하는 신문의 발행부수가 2500부를 넘지 않는 곳도 있으며 제일 크다는 신문도 유료독자가 만 명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신문의 수입원을 구독료, 광고료, 기타 행사 수입금등으로 분류할 때, 한 달에 일 억 원도 되지 않는 구독료는 기자들의 급료는 고사하고 용지대금이나 인쇄료도 충당할 수 없다. 전라북도의 경제사정을 볼 때 광고료나 행사 수입금으로 신문사를 운영할 수 없음은 불을 보듯 뻔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기사 내용의 획일화이다. 같은 종류의 상품이라도 기능의 차이가 있어야 팔리는데 12개의 신문은 기사의 내용이나 논조가 대동소이하여 차별성을 가질 수 없을 뿐 아니라 심한 경우에는 서로 다른 신문에 난 기사가 제목부터 내용까지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같은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러한 신문의 발행은 자원낭비이다.
또 하나는 의제 설정기능이 없다. 언론의 사명 중 하나는 정보를 생산하는 것인데 기사를 생산하기는 고사하고 불러주는 대로 쓰다 보니 며칠 지나면 거짓으로 판명 날 기사도 끝까지 우겨댄다. 한 예로 전라북도 혁신도시의 핵심과제인 토지공사와 관련해서 이명박 정부에서 주공과 토공의 통합을 이야기할 때, 정치권과 지방정부의 주장대로 통합 반대만 외친다. 왜 통합의 주장이 나오는지, 통합을 막을 현실적인 방법은 있는지, 통합을 막을 수 없다면 혁신도시는 어떻게 개발해야 할지 등에 관한 공청회 한 번 없다가 갑자기 통합은 기정사실이며 통합 본사는 어떠한 타당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전주로 와야만 된다고 주장한다. 이건 거의 선동 수준이다. 사정이 이런대도 지역 발전을 위하여 지역신문을 구독해야 한다거나 광고를 해야 한다고 하면 설득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강요일 뿐이다.
모든 기업과 산업을 살릴 수 없다면 눈물을 머금고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스스로 하는 구조조정이 기업 간 통폐합 이라면 지역 언론 간의 통폐합 사례를 보고 싶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시장에 의한 통폐합 즉, 폐업과 실업이라는 결과가 뒤따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진일(한백종합건설 대표)
이진일 한백종합건설 사장
전북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북한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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