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충원(전북대 무역학과 교수)
우리경제는 10년 전에 IMF위기를 겪고 난 후 작년 하반기 시작된 미국발 국제금융위기와 그로 인한 극심한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 다시 한 번 크게 요동을 치고 있다.
때문에 요즘 기업하시는 분들은 물론 봉급생활자, 그리고 상인이나 농민들 구별할 것 없이 모든 국민들이 지난 IMF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 이구동성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고용불안, 수그러들 줄 모르고 치솟는 환율, 거기다가 국가경제의 버팀목이 되어온 수출격감, 그리고 내일의 가장 중요한 경제지표라고 할 수 있는 설비투자의 격감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우리경제를 마치 먹구름처럼 둘러싸고 있어 정책당국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 너도 나도 불안에 떨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누가 이 어려운 때 가장 고민이 많이 쌓이고 불안하게 지내는 집단이 어느 집단이냐고 묻는다면 서슴없이 중소기업인들 그 중에서도 제조업에 종사하는 기업인들과 박봉으로 거기서 종사하는 직원들이라고 대답하겠다.
이미 여기저기에서 발표되는 통계를 보면 최근 중소기업들이 가장 큰 직격탄을 맞아 넘어지는 숫자가 엄청나게 많을 뿐만 아니라 아직 온전한 중소기업들마저 집단부도위기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상당히 많은 중소기업들은 흑자기업이면서도 대기업이 거래대금을 제때에 주지 않거나 거래대금으로 받은 어음이 금융기관에서 할인을 거부함에 따라 사채시장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납품회사가 감산 또는 조업단축을 하게 되면 중소기업도 덩달아 매출이 급감하고 결국 애꿎은 종업원들만 해고당하는 것이 아닌가.
정부에서는 금융기관에게 수십조 원씩 공적자금을 지원할 테니 중소기업대출에 적극 나서라 해도 요즈음 같으면 별다른 효과가 없다. 또 정부가 그렇게 지급보증을 천명해도 거의 먹혀 들어가지 않는 것이 최근의 실제상황이다. 은행직원이 중소기업에게 대출해 주면 직원이 다칠 수도 있고 은행 전체적으로는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참 아이러니컬한 현상은 최근 정부가 기업대출을 독려하니까 전체 대출액의 약 60%가 대기업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 만큼 은행들은 대기업에게는 칙사대접 하면서도 중소기업에게는 찬밥대접을 하거나 아예 문전박대하고 있는 셈이다.
모두들 올해가 특히 중소기업들에게는 가혹한 겨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하여 중소기업 비중이 훨씬 높은 나라다. 2006년 기준 중소기업의 위상을 보면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중 중소기업 수는 무려 99.9%, 종업원 수는 88%나 되며, 부가가치 기여율 42.6%, 수출비율 32%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통계치 몇 개만 보더라도 중소기업은 우리나라의 "풀뿌리 경제"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일 수 있으나 중소기업인 집단만큼 유능하고 애국자집단은 없다. 그들은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대기업보다 몇 십배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종업원들에게 많은 일자리를 제공해 주면서 매일같이 인사·노무관리, 생산관리, 재무관리, 마케팅활동 어느 한 부분도 구멍이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수많은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보다 더 애국자집단이 또 있는 가. 그들 중소기업이 잘 돼야 나라경제 특히 지방경제가 사는 길이다.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팔뚝을 걷어붙여야 한다.
/윤충원(전북대 무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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