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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50만원으로 바로세운 질서

상품진열때문에 통행로 없던 군산 영화시장 '변화약속' 1m 경계선 그어

군산 영화시장 내부에 상인들의 진열 물건이 넘어오지 못하게 경계선이 그어져 있다. 오균진(moscow14@daum.net)

군산 원도심에서 자연발생적으로 40여년을 이어온 전통 전통시장인 영화시장.

 

군산시에 등록조차 안돼 각종 지원에서 제외됐던 이 시장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질서라는 단어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상인들이 시장 골목에 경쟁적으로 상품을 진열해 통행로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는 등 40여년간 계속된 무질서는 '50만원의 비용'으로 질서라는 가닥을 찾았다.

 

10일 오전 10시께 150m 가량의 영화시장 골목(십자가 형태). 이 곳에 들어선 30개 가까운 상가의 상인들이 막 문을 열기 시작했다. 상인들은 가게 안에 있던 물건을 시장 골목으로 내놓으면서 2개의 노란색과 1개의 하늘색 경계선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페인트로 반듯하게 칠해진 이 경계선이 도대체 뭐길래, 상인들이 넘어서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는 걸까. 다소 컴컴한 시장 골목에서 유난히 눈에 띄이는 이 경계선의 의미가 궁금했다.

 

상인들은 이구동성으로 답했다. "질서요."

 

1m 폭을 유지하고 있는 노란색 경계선의 안쪽은 보행자의 통행로를, 하늘색 경계선은 노란색의 정중앙을 의미했다. 손님들이 편안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길을 확보하자는 상인들간의 '약속의 선'인 셈이다. 각종 채소와 생활용품 등 상인들의 취급물품은 절대 이 노란색 경계선을 넘어설 수 없다.

 

상인들은 "지난 2월말 이 선이 그어지기 전에는 좁은 골목에 가게 상품이 가득해, 손님들이 발조차 내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노란색 경계선이 생기면서, 상인들은 가지런하게 물건을 진열하고 손님들은 좀 더 편안하게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경계선은 '그나마 경쟁력없는 전통시장에 무질서라는 악재까지 겹쳐 소비자들의 외면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월명동사무소 직원들의 걱정에서 비롯됐다. 동사무소 직원들은 상인들을 설득해 경계선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지난 2월9일부터 50만원의 예산으로 반듯하게 선을 만들었다.

 

안창호 월명동장은 "지역에서 40여년을 이어온 전통시장이 미등록 상태로 방치돼 있어 상인과 소비자 모두가 큰 불편을 겪고 있었다"면서 "원도심의 전통시장이 조금이나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시장 지원에 팔을 걷어 부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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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오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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