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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진선진미' 전주음식을 논하다

우리민속문화연구소, '전주음식' 펴내…재료·맛·서비스·산업화가능성 등 연구

'천년 전주 음식의 DNA, 문화적 원형질을 찾아라'.

 

전주음식의 인문학적 접근이 시도됐다. 전주음식의 진정한 명품화를 위한 도전이다. 전주음식의 차별성이 있으면서도 없다며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시도한 책 「전주음식」(민속원)이 출간됐다.

 

'토착 향촌세력이 먹었던 서민풍 가정식 백반이 전주백반이었다.' 근대기를 포함한 전주음식의 역사문헌은 박경하 중앙대 교수가 맡았다. 주강현 제주대 석좌교수와 이기복 우리민속문화소 연구원이 전주음식을 '슬로푸드'로 보고 콩문화의 재발견에 주목했다. 전주콩나물과 전주비빕밥에 각인된 콩의 DNA를 분석한 것. 송화섭 전주대 교수는 교동과 풍남동을 통해 전주음식의 뿌리찾기를, 골목 깊숙히 숨어있는 맛집 이야기를 풀어갔다. 장지훈 경기대교수가 유가·노장사상 등 동양철학에 입각해 전주음식의 '진선진미(盡善盡美·선한 것을 다하고, 아름다움을 다했다)' 경계를 탐구했다. 우자원 우석대 교수는 길 따라 맛따라 음식기행에 나선 꼼꼼한 이야기를 들이민다.

 

"중국 음식이 세계화가 왜 됐는지 아십니까. 향신료를 제거했기 때문입니다. 아구는 못 생겼다고, 뱀장어는 뱀 같다고 해서 안먹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음식에 관한 금기에 얽매여 있던 때였죠. 이처럼 음식은 바로 철학적·심리학적 문제입니다. 전주음식이 세계화 되면, 한국음식이 세계화 됩니다. 이 장벽을 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는 그것을 주목한 겁니다."(주강현 제주대 석좌교수)

 

"미쉐린 별 세 개를 지닌 유명한 일본 스시집 주인이 가장 관심사는 다름 아닌 쌀, 원료에 있었습니다. 찰진 쌀, 그리고 그 쌀을 섞어주는 비율이 스시의 맛을 좌우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우리는 먹을거리의 '주소 성명'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건강한 먹을거리, 생태적 미각, 안전한 전통식품에 담론 없이는 브랜드 가치를 확보하기가 힘듭니다." (박경하 중앙대 교수)

 

"전주음식에 관심을 갖고 학제간 벽을 턴 것은 전주음식의 정체성이 흐트러졌다는 문제의식에 기인했습니다. 그렇지만 전주의 시각에 갇혀서는 안되죠. 객관적인 시각에서 식재료, 맛, 서비스, 산업화 가능성을 검토했습니다. 이런 책은 다시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감히 자부합니다." (송화섭 전주대 교수)

 

우리민속문화연구소가 전주시의 '전주음식 스토리개발사업'에 공동 참여한 연구결과물이다. 왕도도 없고 정석도 없는 맛의 비밀을, 로컬푸드 운동을 요구하는 시대적 요구와 '딱 맞아떨어진'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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