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공빈씨 '내고향 우리 이름' 출간…40여년 발품 팔아 수집한 자료 엮어
전직 역사교사가 전북 지역 우리말 지명에 대한 유래와 의미 등을 40여년에 걸쳐 조사·연구한 끝에 우리말 지명 연구서로는 처음, 책으로 엮어 관심을 끌고 있다.
장수고와 전주 우아중 교감을 역임한 임공빈씨(66·완주군 구이면 광곡리 화원마을)가 최근 도내 주요 지명의 근원과 유래, 뜻의 원래 우리 말을 연구 분석한 「내고향 우리 이름」(완주문화원)을 펴냈다.
임 전 교감이 역사교사로서 40년 가까이 교직에 몸 담으면서 옛 현(縣)이상 고을과 산 강 등 우리 이름의 근원을 찾아 연구한 결과물이다.
전주 모래내. 모래내는 시장 옆을 흐르는 냇물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더 거슬러'모래'의 연원을 따라가보면, 머리(산)에서 온 것과 마을과 같은 말로 보는 경우가 있다며 '머리내'로 보면 으뜸이 되는 내로 인식되고, 마을로 보면 마을을 지나가는 내로 해석된다고 적고 있다.
임 전 교감은 "세계화 물결 속에 우리 말과 우리 지명이 점점 사라지는 대신 외래어가 판을 치고 있어 안타까왔다"면서 "문화가 상품이고 국가 자원시대인 만큼 종합문화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우리 지명에 대한 우리 이름을 연구했다"고 출간 배경을 밝혔다.
특히 그는 본래 우리 말로 된 고유의 지명이 일제에 의해 1914년 모두 개명되어 한자 이름만 남게된 것이 가장 통탄할 일이다고 목청을 높였다.
"일제가 민족 말살정책과 조세수탈 목적으로 우리 지명을 모조리 한자 표기로 바꿔 순수한 우리말 이름이 없어지고 100년 가까이 한자 이름을 쓰고 있는 것이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로서 가장 안타까웠죠."
임 전 교감은 평생을 우리 지명연구에 매달린 것과 관련, "우리 지명에는 면면히 이어온 우리 민족의 혼과 얼이 담겨있는 만큼 우리 민족 정신을 찾아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정체성과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주를 온 고을, 광주를 빛 고을이라 하는 것은 한자 해석에 불과할 뿐 우리 말 지명이 아니다"면서 "이같은 잘못을 알기 위해서도 우리말 지명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혼자서 고대 문헌과 기록 등을 찾아 연구하다보니 어려움이 많아 주요 지명 연구에만 제한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자연마을 단위를 대상으로 연구에 나설 계획이다고 전했다.
임 전 교감은 전주 사범과 전북대 사학과, 원광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전북교원 향토사연구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전라지명연구회 회장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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