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6-02-05 07:08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경제칼럼
일반기사

[경제칼럼] 달빛과 신화의 경제학 - 원용찬

원용찬(전북대 경제학부 교수)

블로그에서 흘러나오는 'Rainbow in the Moon'라는 음악을 들으면서 눈을 감아본다. 상상하는 만큼 감성도 풍부해진다고 했던가. 폭포수가 떨어지며 번지는 하얀 포말이 오색찬란한 무지개를 만들고 달빛은 여전히 교교히 비치는 밤을 생각한다. 그러다 언뜻 스치는 구절 하나가 있었으니 학생들에게 이성과 합리성에 너무 매몰되지 말고 감성과 상상력을 균형 있게 가꿀 것을 강조할 때 가끔 써먹는 문장이었다.

 

"태양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태양은 이성과 합리성을, 달빛은 감성과 상상력을 의미한다. 밤과 낮이 서로 꼬리를 잇듯이 이성과 감성도 수레바퀴처럼 함께 가야한다. 좌뇌(이성과 계산)와 우뇌(감성과 창조)를 골고루 발달시켜야 한다는 것도 이런 까닭이겠다.

 

오늘날의 경제성장은 결국 인간의 아이디어 산물

 

지금 문화경제시대에는 신화와 감성, 상상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굳이 신화의 스토리텔링에 성공했던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을 사례로 들거나, 문화 콘텐츠에 기반하여 게임, 영화, 오락, 모바일, 관광 등의 문화산업을 강조하는 것도 진부해질 정도가 되었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대량생산, 표준화, 효율성, 유형의 물질, 필요성이 중심이었다면 오늘날 디지털의 풍요시대는 무형의 아이디어, 창조성, 다양성, 감각, 디자인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

 

이제 문화를 상품화하고 문화 콘텐츠를 최종물(output)로 생산하는 '문화의 경제화'에 그치지 않는다. 한 걸음 나아가 '경제의 문화화' 시대로 성큼 진행하고 있다. '경제의 문화화'는 문화 콘텐츠가 다른 유형물에 스며들고 중간 투입물(input)이 되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다. 에어컨을 피카소 그림으로 디자인하여 비가격경쟁력을 높여주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

 

처음으로 신성장이론을 제시했던 폴 로머교수는 왜 천연자원의 부존량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데도 인류는 오랜 시간에 걸쳐 경제성장을 실현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대답은 한마디로 인간의 아이디어였다. 인류는 제한된 천연자원을 혁신적으로 재구성하여 생산성 향상과 함께 경제성장을 지속적으로 실현시켜 왔다.

 

인간의 아이디어는 바로 창조성이다. 특히나 창조성의 가치는 디지털과 네트워크의 기술혁신에 의해 폭발적인 규모로 공유하여 활용되고 있다. 자원은 유한하나 인간의 창조성과 아이디어는 무한하다. 아이디어는 유형의 자원처럼 고갈되지 않고 쓰면 쓸수록 더욱 팽창한다. 우리 앞에는 무한한 자원의 보고(寶庫)가 펼쳐져 있으며 그것은 산과 바다에 있지 않고 인간의 머리와 가슴에 심연처럼 자리잡고 있다.

 

상상력과 감성의 힘에서 나오는 창조경제

 

최근 정부가 제시하는 창조경제와 1인 창조기업도 혁신적인 창조, 아이디어, 디자인, 감성을 새로운 잠재력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도라 하겠다. 창조경제는 인간의 창조성을 자원으로 한다. 언젠가 이탈리아에 갔을 때 동네 꼬마아이들이 자정이 넘도록 시끄럽게 뛰어놀고 있었다. 수학실력은 깡통이어서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15+8은 얼마인가만 배울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도 상상력이 넘치는 12명의 세계적 디자이너가 한해 12조를 벌어들이고 있다.

 

창의경제는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혁신적인 문화경제 패러다임은 사회전체 시스템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 역시 태양에 가려 보이지 않고 달빛에 물들어 아스라이 펼쳐져있는 우리들의 상상력과 감성에서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고민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원용찬(전북대 경제학부 교수)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