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섭(경제생활팀장)
봄같은 겨울날씨에 이어진 변덕스러운 봄날씨가 '정신 차려라'고 외치는 것 같다. 한층 복잡해지고 빨라지는 사회환경이 정신없게도 만들지만, 가뜩이나 떨어지는 우리네 '행복지수'를 높여줄 사회적 이슈는 희박한 것 같다.
좀처럼 바닥을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제상황도 서민들을 우울하게 만드는데 한 몫 거들고 있다.
그러나 주저 앉아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자기자리에서 촘촘한 희망의 씨줄과 날줄을 엮으며 우리에게 용기를 선사하는 '전북사람'들을 만나보자.
# 탁월한 경영 노하우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몰아친 금융위기 속에서 '정도경영'을 표방하며 전북은행의 경쟁력을 온 천하에 알린 바 있는 홍성주 행장은 지난 3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전국 은행의 모범사례'라는 찬사를 받았다.
금감원은 전북은행의 '서브크래디트론' 운영사례를 전국 최고수준으로 인정, 일반은행들이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선 것.
전북은행의 서브크래디트론은 1만8천여명의 서민들에 1천여억원의 대출실적으로 타은행들의 수범적 운영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홍 행장은 주춤거리는 행원들에게 '규정만 지키면 책임을 묻지 않겠다'며 '서민들을 위한 은행의 입지를 세우라'고 진두지휘에 나섰다고.
전북은행의 서민대출로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식당일을 하는 아주머니, 환경미화원, 노점상 등에 이르기까지 평소 은행문턱을 넘기 힘든 사회적 약자들이었다.
# 사람이 사회를 바꾼다
지난달 초 전주탄소기술원 강신재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평소와 달리 감정의 울림이 느껴지는 축축한 목소리였다.
"정부장, 축하해 주게. 내 연구생활 20여년의 결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네...테크노크라트로서의 자부심으로 말하지만 새만금이후 최대 사건이야. 굴지의 기업이 손잡고 일하자고 나선 것 자체가 전북역사에 큰 획을 긋는 일이 아닌가 생각하네..."
다음날 전북도와 현대기아자동차는 전북 에코-그린카 2020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발표했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조3천억원을 투자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결과를 강원장 혼자 만들었다는 오해는 하지 말자. 다만 한 리더의 순수한 열정과 일에 대한 집중이 유수의 대기업의 관심과 신뢰를 이끌어 낸 것만은 사실 아닌가.
현대기아입장에서 5년여간 공동 세미나를 열면서 '무모할 정도로 공격적'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세계적 흐름을 꿰고 착실한 준비를 해 나가는 전주탄소기술원의 실력을 인정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강원장은 "공업화측면에서 미개척지인 전북을 선택한 이유는 기반이 되는 소재원천기술 갖추고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면서 "이보다 중요한 일은 대기업의 신뢰를 얻은 인간경영"이라고 강조했다.
# 독일인 감동시킨 도청 공무원들
지난달 20일부터 열린 독일 하노버 국제박람회에 전북투자유치기업인 '솔라월드' 전주공장 왈버러사장이 참가한다는 얘기를 듣고 인터뷰에 나섰다.
"전북으로 기업을 이전한 지 6개월밖에 안됐지만 참 잘 왔다는 뿌듯한 마음입니다"라고 말문을 연 왈버러사장은 인터뷰 내내 전북도의 세심하고 신속한 업무지원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고마움을 표했다.
왈버러 사장은 산업박람회 성공사례 발표에서 "전북도의 놀랍게 디테일하고 속도빠른 지원에 대해 강한 인상을 받았다"면서 "교육이 잘된 근로자 채용, 불편없는 사회 인프라 구축 등도 크게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도 공무원들의 이같은 자세는 많은 관련사업체 유치에 성공해 이미 성과를 내고 있는 것 같다면서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자치단체와 기업의 '굿 파트너 십'이 최대 강점으로 수년내에 획기적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대섭(경제생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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