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희(전북대 산학협동교수·(주)티에스 팜 대표)
2005년 한 해 동안에만 한국농촌에서 이루어진 결혼가운데 35.9%가 국제결혼이라는 농림부 통계자료를 보면, 이제 더 이상 우리 사회가 단일민족임을 국민홍보로 내세우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여진다. 뿐만 아니라 2007년 8월에 UN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는 한국사회가 다민족적 성격을 인정하고 단일민족국가의 이미지를 극복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우리에게 제시하면서 우리 사회의 단일민족국가 개념이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이미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국제결혼의 외국인 배우자 뿐만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 등도 상당한 한국사회 구성의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리하여 한국사회가 인종, 민족, 국가별 차이와 차별을 넘어서기 위한 각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제도적 교육과 계몽이 필요하다고까지 하였다.
한국 다문화사회를 대표하는 농촌사회의 국제결혼 배우자들이 겪고 있는 주요한 문제점은 다음 네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국제결혼한 가정과 배우자에 대한 우리들의 사회적 편견의식과 차별이다. 외국인 배우자는 경제적으로 낙후된 국가 출신인 경우가 많기에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일반인의 시각이 매우 부정적이고 편견에 사로잡혀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다. 둘째, 언어소통의 문제인데 주변 일반인과의 소통의 어려움 뿐만 아니라 그들의 배우자 및 가족간에도 긴밀한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다. 셋째, 다문화가정 형성 후 출생한 국제결혼 2세들의 교육문제이다. 충분하지 못한 한국어 구사와 혼혈로 인한 외모의 차별성으로 인하여 유년기에 겪는 심각한 정체성의 혼란은 국제이주여성 당사자보다 훨씬 심각하고 복잡하다. 넷째로 문화적 갈등의 문제로서 대부분의 국제 이주여성은 전통적으로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한국사회의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많은 충돌과 어려움을 겪게 된다. 가족문화의 차이, 자녀교육문화의 차이, 음식문화의 차이, 종교문화의 차이 및 농업문화의 차이 등에 관한 전반적인 문화적 갈등은 그들에게 설명하기 힘들만큼의 시련을 던져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일부 배우자의 폭력, 알콜 중독 및 가족구성원의 학대 등의 많은 갈등구조가 현존하고 있음을 우리 모두 냉철히 직시하여야 한다.
국제결혼을 통한 다문화가정의 문제가 일부 특수 계층이나 지역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주요 사안이자 의제로서 우리 앞에 다가선 지 오래이기에, 다문화 사회에 대한 국민 모두의 인식전환과 국가적 차원의 제도적 개선방안 및 사회적 통합작업이 시급히 필요한 시점이다.
객관적으로도 우리 민족이 순계 혈통으로 더 이상 인정받기도 힘들뿐더러, 순계혈통의 단일민족이란 구호가 우리 사회에 긍정적 계몽의 역할보다는 다문화사회의 추세와 사회통합에 역행하는 구실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음을 차분하게 고민하여야 할 일이다.
외국인 노동자를 제외하면 다문화사회가 일반적으로 정착해가고 있는 곳이 바로 국제결혼을 통한 한국 농촌이기에, 농촌의 국제 이주여성들이 한국 일반문화 뿐만 아니라 한국의 농업문화와 정책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과 투자가 이루어지길 바래본다. 그리하여 다문화사회를 위한 국가적, 사회적 통합작업의 중심에서 그들이 한국 농업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모하고 주변인으로서가 아니라, 한국농업 발전과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는 당당한 주역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유남희(전북대 산학협동교수·(주)티에스 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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