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문학수첩' 문학의 기능 특집
최근 '문학'을 둘러싼 문단의 담론들이 보다 본질적인 것으로 회귀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경제위기를 시작으로 사회 전반에 불어닥친 위기의 바람은 이 시대, 이 땅에서 문학을 한다는 것, 문학을 향유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하는 의문을 품게 만들었고 이는 문학의 의미와 역할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다.
계간 「창작과비평」이 지난 겨울호에서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최근까지 담론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계간 「문학수첩」도 여름호(통권 26호) 기획특집을 통해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물으며 논의에 동참했다.
신종인플루엔자부터 자본에 대한 맹신까지 여러 유형, 무형의 전염병이 창궐하는 시대를 맞아 "우리 마음속에 문학이 무언가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고 믿어지던 시대를 기억하고, 그 기억을 지금 여기의 우리들 속에 다시금 살려내기 위한 안간힘의 소산"이라는 것이 기획의 변이다.
문학평론가 유종호는 '즐김과 소명 사이에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많은 자살 추종자를 낳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미국 노예해방운동을 자극한 '톰 아저씨의 오두막' 등을 통해 문학의 영향력을 환기시키며 문학이 가진 여러 기능을 열거했다.
그는 "문학은 달큼함을 줄 수 있고 빛을 줄 수 있다"며 "일상과 동떨어진 별세계를 향수하게 하는 기능은 문학만이 할 수 있는 기능은 아닌데 다수자에게 호소하기 위해 스포츠, 컴퓨터게임, 영화, 팝 음악, 환각제와 경쟁하려는 데서 문학의 전락이 시작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학평론가 김치수는 '문학, 새로운 감동의 창출'에서 "문학에서 당위론은 문학을 죽이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문학을 굳어있는 고정체로 만들어버리는 모든 음모에 대해서 모든 진정한 문학은 끝없이 반기를 들고 저항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점에서 모든 뛰어난 작품은 전위적이라고 할 수 있다"며 "전위적인 문학은 고정관념을 타파하면서 새로운 감동을 창출하는 문학이다. 그것이 바로 문학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문학평론가 도정일은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문학이 결코 외면할 수 없는 항구한 인간조건과 경험의 조건들이 있다"며 "이런 것들은 문학이 무엇이고왜 존재하는지, 시대 변화 앞에서 문학이 변함없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볼 때 근본적이고 요긴한 참조 사항"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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