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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광복군 류시보 실록수기집 '조국이여, 민족이여'

딸 내외 육필원고·사진·증언·사료 모아 출간

반복된 월북, 월남. 월북 했을 땐 남쪽의 첩자로 오인 받았고, 월남 했을 땐 중국 공산당으로 몰렸다.

 

중국 하남성 개봉에서 광복군 제1지대에 입대 활동했던 류시보씨(1925∼1994)는 국난의 희생자.

 

격랑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그의 유고작이 15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그의 딸 류경란씨와 남편 김대곤 전북대 교수가 출간한 광복군 류시보 실록수기집 「조국이여, 민족이여」(신아출판사)는 지난 3년간 한자로 뒤범벅된 육필 원고를 한글로 옮기고, 광복회 등을 통해 광록군 1지대에 대한 기록, 임시정부 관련 인사들을 포함한 사진과 증언 사료를 꼼꼼히 수집한 결실이다.

 

"장인어른은 역사의 현장에서 구르는 수레바퀴가 되셨습니다. 남쪽과 북쪽 모두 사상적인 의심을 받았거든요. 김구 선생이 그를 위해 신원보증을 해서 풀려난 적도 있었습니다. 결국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것은 군인이었어요. 특무대 공개토벌, '4·3 항쟁' 등에 참여하면서 이데올로기로 인한 갈등을 많이 겪으셨습니다. 세상이 조용할 때 책을 내고 싶다고,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하셨기에 이제야 출간된 겁니다."

 

김 교수는 류씨가 정의감이 투철하고, 강직한 분이었다며 광복군으로 활동한 부친 류소우씨의 영향으로 외아들인 그와 사촌형까지 모두 이데올로기를 위해 목숨을 바쳤지만, 역사적 조명을 못 받아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류씨가 '아름다울 줄 알았던 조국이 이다지도 추할 줄 알았다면 패가망신까지 감수하면서 독립운동에 종사하지 않았을 텐데'라고 솔직히 적었던 대목은 이런데서 연유한다.

 

이번 실록수기집 출간은 광복사의 역사적 조명이라는 점에서도 가치가 있다. 그간 광복사가 미얀마까지 진출했다는 말은 오고 갔으나, 실제 이를 뒷받침하는 역사적 사료가 없었던 것. 하지만 미얀마를 거쳐 중국에서 난민선을 타고 환국했던 그의 행적을 통해 뒷받침됐다.

 

딸 류씨는 "'4·3항쟁' 을 겪으면서도 가해자의 입장이 아니라 양민과 서민 편에서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던 분이였다"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정국이 혼란과 갈등이 빚어지는 시점에서 아버님의 존재가 더욱 크게 다가오는 이유 " 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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