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희망 간직한 곳, 햇살 가득했으면"
"고집스럽게 소년 소녀를 위한 시를 써왔습니다. 가난하지만 꿈과 희망을 간직한 첫동네에 밝은 햇살이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폈지요."
허호석 시인(71)의 동시집 「햇살의 첫동네」 는 동심의 씨앗을 뿌려놓은 결과물이다. 신작 50여편과 독자들이 골라준 30여편 등 총 90여편을 실었다.
산열매, 산딸기, 까치둥지 등 자연이 등장하는가 하면 꽃밭 그리기, 비의 발자국 등 자연과 문명의 경계가 모호한 제목도 눈에 많이 띈다.
동화적 상상력으로 무장, 소재와 시어에서 풍기는 밝고 천진난만한 시들이 많은 반면 지난 6년간 천천히 써내려갔기에 여러 번 곱씹고 싶은 묵직한 아름다움도
있다.
"'씨 뿌리기'의 경우 아이들의 눈에서 옮겼지만, 그 대상에 대한 사유를 풀어낸 시입니다. 늘 새로움이 없는 시에서 탈피하고 싶었는데, 해놓고 보니 무난하게 나온 정도네요."
그가 동시를 쓰게 된 것은 고등학교에서 재직하다가 초등학교로 옮긴 이후부터. 친구들과 싸운 날은 모든 것이 다 삐뚤어지게만 보이고, 화내는 것과 참는 게 어렵다고 투덜거리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생활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때는 방 안을 뒹굴던 몽상가였지만, 현기증 나는 속도의 바퀴에 실려 이제는 적당히 위무하고 세상을 다독이는 말을 쓰는 시인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 속에 들어가 달콤한 호수를 즐겼으니, 한평생 행복했던 셈이죠. 눈을 감는 그날까지 동시를 쓰고 싶습니다."
진안 출신인 그는 38년간 교직에 몸담으면서 1981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진안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풀꽃목걸이」 등 6권의 시집과 수필집 「보이지 않는 옷」 등을 펴낸 바 있으며, 한국동시문학상, 전북문학상, 한국아동문학작가상 등 다수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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