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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장태윤 시인 '잎새에 맺힌 별' 펴내

투명한 시심·깊은 사유로 자연을 노래하다

"감수성이 무디어 변죽을 울리는 메아리만 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의 가슴에 잔물결로나마 다가설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지요."

 

장태윤 시인(75)이 일곱 번째 시집 「잎새에 맺힌 별」(신아출판사)을 펴냈다. 머리가 히끗히끗 잎새에 맺히는 덧없는 인생에 관한 시보다는 반짝이는 예지를 확인한 시가 더 많다. 시도 결국 인생을 철학적으로 관조하기 때문이다.

 

고희를 무색케하는 서정시를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기라성 같은 스승 문하에서 문학을 접한 이유가 컸다. 석정 선생과 가람 선생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던 그는 역사구원 혹은 사회구원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는, 그만의 확고한 서정시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시절 김해성, 황길현, 채만묵, 김종곤, 김유택, 서완석, 허소라씨와 함께 '청도동인회'를 결성했던 것이 시적 역량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그때의 내밀한 체험이 질료가 돼 따뜻한 가슴과 강인한 생명력을 갖춘 시세계로 확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등산 마니아이기도 한 그는 매주 산을 오르며 시상을 착안해 자연을 소재로 한 시가 유난히 많다. 시'객관산','오서산'에선 풀내음 물소리 따라 나서는 그가 보이고, 시'노을꽃'에선 누룩과 꼬두밥이 몸 섞어 낳은 하늘 태우는 노을꽃에 취한 그가 보인다.

 

보릿고개에 바닥 긁히는 소리로 속 타들어가던 뒤주가 이제는 천덕꾸러기가 된, 과거와 현재의 명암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시'뒤주'에선 사라져가는 문명에 대한 성찰도 담겼다.

 

그는 앞으로도 상투성을 거부하고 인식의 그물망에서 건져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것이 서정시의 날을 곧추세우는 일일 수도 있고, 또다른 시세계의 확장일 수도 있겠지만, 곰삭은 시로 깊고 뜨거운 가슴을 드러내고픈 바람뿐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임실 출생인 그는 1990년 「한국시」로 등단, 시집 「난꽃 바람꽃 하늘꽃」, 「물소리 바람소리」 등을 펴냈으며, 국민훈장 목련장, 제8회 백양촌 문학상, 제10회 전북 예술상 등을 다수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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