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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강준만 전북대교수 '대한민국 소통법' 출간

'불통의 나라' 대한민국, '커뮤니케이션 코리아'로 나가자

'대한민국, 통하였느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내던진 운명은 주류의 단단한 껍질을 벗겨보고자 했던 한 풍운아의 깊은 좌절과 절망감에서 비롯됐다. 그의 등장이 한국 민주주의 청신호였던 반면, 그의 죽음은 적신호가 됐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53)가 출간한 「대한민국 소통법」(개마고원)은 '커뮤니케이션 코리아'를 위해 정치·경제·사회 영역의 불통을 구조적·심리학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강 교수는 '소통의 구조적 장애'를 통해 정치·경제적인 권력자들이 대중매체를 독식했고, 대중매체는 정치·경제적 경로를 더욱 고착화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대중매체는 소통의 균형감각을 길러주기보다 '내 의견'을 강화하는 데 쓰이면서, 양 극단의 의견만이 난무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정치와 소통'엔 소통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그는 '우리가 지도자와 권력을 가진 자들의 소통 능력을 문제삼는 일엔 익숙하지만, 과연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소통을 중요하고 높게 평가하는가 하는 점은 외면하고 있다'며 '소통은 다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성급은 금물, 아니 죄악일 수도 있다'고 적었다. 금배지를 달기 위해 난장판 국회에 뛰어드는 현 상황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결국 그는 진정 소통을 원한다면 그 정치·경제적 기반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인프라를 외면한 채 소통 부재의 책임을 개인과 집단에게 물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정치·경제적 기반은 문화를 생산하고, 문화는 다시 정치·경제적 기반을 생산하는 과정을 반복하기 때문에, '원인'과 '결과'의 구분은 어려우며, '결과'가 '원인'으로 부활하는 순환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 전 남긴 '정치하지 마라'를 곧 '정치하라'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노 전 대통령의 생명공양(生命供養)을 계기로 불통됐던 '운명의 형식'에 대해 눈을 번쩍 떠야 한다는 것.

 

△예산과 인사의 투명성 확보 △권력구도를 시민사회로 이전 △정치인들의 자원봉사 활동을 자율적 의무화 △인물중심의 정치로 변화 △인물중심의 지지모임으로 변화 등 구체적인 처방법도 제시했다.

 

강 교수는 "'사람다운 세상' 을 만들겠다고 나섰던 노 전 대통령이 내몰렸던 마지막 벼랑에서 우리는 새로운 운명의 형식을 창조해야 한다, 답은 먼 곳에 있지 않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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