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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새만금 해수유통, 어찌하오리까? - 한승우

한승우(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

중앙정부에서 새만금의 목표수질을 4급수에서 3급수로 상향조정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70%의 농지중심 새만금개발안이 산업용지중심으로 바뀌어 농지가 30%로 줄어든 것이 주요 이유라고 한다. 그리고 3급수를 확보하기 위한 주요한 수단으로 해수유통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필자에게 새만금은 돌보지 못하고 지켜주지 못한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다. 이제 죽음만을 기다리는 요양원의 노인들 옆에 어머니를 누이고 돌아선 마음이다. 생명의 순리는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다는 핑계로 위안 삼으며 어머니를 버리고 돌라선 심정이다. 눈길조차 돌리기 힘든 죄스러운 마음이다. 나는 새만금개발에 찬성하지 않았으나, 역사는 이루어졌고 새만금의 무수한 생명의 빛은 꺼졌다. 새만금에 대해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아프다.

 

그래도 새만금 담수화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욕심이다. 마치 신의 자리에 오르고자 하는 인간의 오만함이다. 물이 고이면 썩는다는 단순한 진리를 부정하고 물이 고여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는 방자한 어리석음이다. 시화호가 실패했고, 영산강도 실패했다. 단순히 방조제만 막는 것이 아닌 거대한 담수호를 만드는 일은 물을 고이게 하는 것이다. 고인 물이 썩는 것은 당연하다. 이것은 마치 갈릴레이가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나지막히 되뇌였던 것과 같다.

 

어떤 이는 천수만이 성공했다고도 한다. 정확히 천수만 어디가 성공했다는 이야기인지 모르겠으나. 대부분의 새들이 날아드는 철새들의 낙원은 바닷물이 드나드는 천수만 갯벌이다. 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밀물 때 천수만 안쪽에 있는 담수호수에서 새들이 휴식을 취한다. 물론 담수호수를 중심으로 생활하는 철새도 일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천수만 갯벌이 주요한 터전이다. 천수만 방조제 안쪽의 담수호 수질이 어떤지 모르겠으나, 천수만 담수호 주변의 안쪽은 모두 농경지다. 배후에 사람이 사는 도시가 없다. 오염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만경강과 새만금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환경이다. 새만금은 배후에 군산과 익산, 전주라는 큰 도시를 끼고 있다. 대규모 축산단지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천수만 안쪽 담수호의 수질을 3급수 이상의 맑은 물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새만금의 수질을 4급수로 유지하기 위해 전라북도는 오랜 시간 엄청난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4급수는 고사하고 수질은 5급수 이하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 왜인가? 노력과 정성이 부족해서인가. 새만금방조제가 막혀서 수질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원인진단은 아직까지 없다. 그러나, 필자가 판단하기에 만경강과 새만금의 수질악화는 방조제와 담수화진행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금 새만금은 단계적으로 해수유통량을 줄이고 있다. 단계적으로 완전 담수화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벌써 새만금의 수질악화는 시작된 것이다. 고인물이 점점 썩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되돌아보아야 한다. 새만금개발에 대한 찬반은 둘째 치고 새만금의 성공과 목적이 새만금의 담수화에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바닷물은 죽음의 물이 아니다. 바다에는 무수한 생명이 살고 있다. 특히 짠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에는 민물보다 2배 이상 다양한 생물이 살고 생물량이 풍부하다. 인간이 즐겨먹는 민물장어, 황복. 은어, 연어, 참게, 숭어 등도 바닷물과 민물을 오가며 생활하거나 기수역에 산다. 바다가 막히면 이러한 생물도 살 수 없다. 죽음의 호수가 아닌 생명의 바다와 강을 꿈꾸는 자라면 이제, 현실을 정확히 보고 결단해야 한다. 차라리 수질개선에 쓰일 막대한 예산을 복지와 소외계층을 위해 쓸 수 있도록 하자. 함께 살자.

 

/한승우(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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